편의 위한 공유 킥보드, 안전·에티켓은 뒷전- 최소원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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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위한 공유 킥보드, 안전·에티켓은 뒷전- 최소원 전남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
2023년 04월 10일(월) 23:00
5년 전과 현재 도보의 광경은 사뭇 달라졌다. 폭이 넓은 인도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즐비하게 늘어선 공유 킥보드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에 공유 킥보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채 5년이 되지 않았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현대사회에서 대중교통 이용에도 불편함이 생기기 시작해 퍼스널 모빌리티 형식으로 도입된 것이 그 시발점이다. 현재는 공유 킥보드뿐만이 아닌 공유 자전거도 상용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배달 전용 전기 오토바이 공유 플랫폼까지 생겨났다.

공유 킥보드는 출퇴근길, 등하굣길 많은 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앱만 설치하면 사용이 용이하고 접근성이 상당히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동 킥보드는 도보에 비해 훨씬 빠른 속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공유 킥보드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5년 새 관련 교통사고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876건에 불과했던 공유 킥보드 사고가 2021년 2842건까지 증가하였다. 사람 대 킥보드, 차량 대 킥보드 등 다양한 양상의 사고 종류와 개인 이동 수단이라는 특성상 여타 대중교통의 사고에 비해 부상 위험이 높은 공유 킥보드 교통사고는 전례에 없던 형식의 교통사고로 여겨진다.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는 사용자에 대한 규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가 필요하며, 모터사이클용 안전모 착용이 필수로 요구되고 1인 탑승이 필수다. 그러나 면허 등록 절차가 허술한 점을 이용해 많은 미성년자들도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다. 안전모 역시 소지에 현실적인 불편함이 존재하고, 거리에서는 두세 명 한 대의 전동 킥보드에 탑승하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공유 킥보드가 거리의 미관을 해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용과 반납이 간단한 공유 킥보드의 특성상 사용 후 도보 아무 곳에나 킥보드를 세워두고 가버리는 경우가 잦으며, 건물의 출입구를 막거나 주차장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빈번하다. 현재 주요 도심지에서는 공공장소 곳곳에 킥보드 전용 주차 구역을 만들고 있지만, 상가 밀집 지역 등에는 축조가 어려워 도보 통행에도 위해를 가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사용량은 점차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 수단의 종류와 이용자 역시 다양하게 분화할 것이며, 관련된 법규가 제정되거나 강화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할 것이다. 모두의 편의를 위해 도입된 본 목적대로, 이용자의 규제에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의 엄격함이 요구되어야 하며 이용자에게 상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나 역시도 등하굣길에 공유 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난다. 주위 대부분의 친구들도 공유 킥보드 사용 경험이 있다. 하지만 내가 목격한 공유 킥보드 이용자의 팔 할 이상은 안전 장비를 미착용하거나, 2인 이상 탑승 등 안전 규제를 지키지 않고 킥보드를 이용하고 있었다. 안전 규정을 위반한 채 높은 속력으로 인도를 오가는 공유 킥보드 이용자들을 보며, 어쩌면 우리 사회에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퍼스널 모빌리티의 이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모든 것이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는 안전 장비를 착용하는 시간도, 올바른 구역에 반납을 하는 시간조차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분일초가 아까운 세상이지만,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일 분 정도는 양보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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