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철새 뻐꾸기 무각사에 출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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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철새 뻐꾸기 무각사에 출몰?
‘5·18 공원서 울린다’ 잇단 제보
알고보니 타워크레인 경보 소리
“기후 위기인 줄 알았는데 다행”
2023년 02월 27일(월) 21:10
/클립아트코리아
‘뻐꾹 뻐꾹 여름 오네/ 뻐꾸기 소리 첫여름 인사’

뻐꾸기가 울면 여름이 온다는 동요 가사처럼 뻐꾸기는 5월께 만나볼 수 있는 여름 철새다.

하지만 최근 광주시 서구 쌍촌동에 있는 무각사와 5·18 기념공원에서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는 주민의 제보가 광주일보에 수십 건 접수됐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지난 24일 조류 전문가와 함께 공원을 가보니 실제로 ‘뻐꾹 뻐꾹’ 울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주민들은 공원에 삼삼오오 모여 어디선가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를 놓고 ‘소리가 좋다’며 학창시절 배운 뻐꾸기 동요를 떠올렸다. “겨울이 따뜻해져 여름 철새인 뻐꾸기가 빨리 나타난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는 주민들도 있었다.

전문가 조사 결과, 뻐꾸기 소리는 공원 옆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부지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녹음 소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뻐꾸기 소리는 해당 공사장에 있는 타워크레인에서 건축 자재를 옮길 때 주변 작업자에게 알려 사고를 방지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공사장 관계자는 “시끄러운 공사현장에서 다른 새소리보다 뻐꾸기 소리가 작업자들에게 잘 들려 옛날부터 사용해왔다”며 “공사현장 인근이 공원이다 보니 뻐꾸기가 일찍 왔다고 생각한 주민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현 전남대 조류학 박사는 “공사장에서 나는 뻐꾸기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모두 똑같지만, 실제 뻐꾸기가 우는 소리는 매번 조금씩 다르다”며 “뻐꾸기가 나타났다면, 뻐꾸기가 먹는 곤충들이 활동할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졌다는 의미다”고 말했다.

주민 강모씨(여·57)는 “실제로 뻐꾸기가 나타났다면 기후 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라서 오히려 찜찜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천홍희 기자 stro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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