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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 원권 지폐 -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2023년 01월 25일(수) 00:30
대다수 어른들은 설날 조카들에게 세뱃돈으로 얼마나 줄까 고민한다. 요즘에는 초등학생에게도 만 원짜리를 주기가 민망해 5만 원권을 꺼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민 탓에 이번 설 연휴에는 3만 원권 지폐 발행이 뜨거운 화제였다. 가수 이적이 쏘아 올린 ‘3만 원권 발행론’에 정치권이 반응하면서 곳곳에서 찬반 논란이 일었다. 이적은 지난 2일 SNS를 통해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만 원을 주기는 좀스러워 보일까봐 호기롭게 5만 원권을 쥐여 주고 후회로 몸부림쳤다”면서 3만 원권 발행에 불을 지폈고, 설날인 22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에서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화답하면서 화두가 됐다.

3만 원권 발행에 대해 대체적으로는 찬성 의견이 많다. 한국은 지폐 단위가 1만 원권 다음에 곧바로 5만 원으로 뛰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경조금이 올라가는 등 인플레를 유발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얼마 전에는 ‘축의금 5만 원’ 논쟁이 일었다. 결혼식 축의금으로 5만 원 한 것을 두고 선배가 당사자인 후배를 비난하면서 네티즌 사이에 찬반 논쟁이 뜨거웠다.

2009년 5만 원권 도입 이후 경조금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가구당 16만 4800원이던 경조금은 5만 원권이 등장한 2009년 18만 5400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기준 5만 원권 회수율이 17.4%에 그친 것을 볼 때 지하 경제 유입설도 근거가 없는 얘기는 아니다.

물론 3만 원권 발행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현금 사용율이 20%에 불과한 상황에서 현금자동인출기(ATM) 교체 등 금융 및 전산시스템 비용이 증가하고 화폐 모델 선정을 놓고 소모적인 논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정보 회사 듀오가 미혼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적정 축의금 액수는 평균 7만 9000원이었다. 이번 기회에 3만 원권 발행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전제는 정확한 국민 의견 수렴이다. 선진국의 화폐 액면 체계는 1만 원권 다음에 5만 원인 우리나라의 ‘1, 5’체계와 달리 ‘1, 2, 5’체계다. ‘1, 5’ 체계의 간극을 메울 수 있는 3만 원권 발행을 논의해 볼 만하다.

/장필수 사회담당 편집국장 bung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