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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천사김·대파테라…건강하고 달콤한 ‘천사의 맛’
[남도 오디세이 味路 - 신안 로컬브랜드]
세계인 입맛까지 사로잡은 맛김
양식부터 가공까지 유기농 인증
대파향 은은한 카스테라 ‘대파테라’
입소문 타고 ‘전남 빵지순례’ 선정
퍼플 섬 향기 가득한 반월도 카페
어린왕자와 사진 한 컷의 행복도
2022년 10월 24일(월) 17:40
국내와 세계 여러나라로 수출되고 있는 신안천사김 제품들.
◇유기농 김 수출 1억불 달성한 ㈜신안천사김

신안은 김의 고장이다. 청정 신안 앞바다에서는 많은 어민들이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지주식 방식으로 김 양식을 해 천연의 맛 그대로를 김에 담아낸다. 바닷물이 빠질 때마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 붉은 빛이 돌고 바닷속 풍부한 영양분을 가득 머금고 있어 칼슘과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신안군 압해읍에 공장을 두고 있는 ㈜신안천사김(대표이사 권동혁)은 생산량의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하는 조미김 가공업체다. 2013년 전남도가 투자유치를 통해 신안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1만 여평(2만9800m2) 부지에 2개동의 공장을 갖추고 수출을 개시했다. 국내 김 생산공장으로는 최대 규모임을 자부한다.

신안천사김이 연간 생산하는 조미김은 180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80%는 미국으로, 나머지는 캐나다, 멕시코, 호주, 일본, 중국, 대만, 영국까지 8개국으로 수출된다.

상품화 된 조미김을 소개하고 있는 (주)신안천사김 권동혁 대표.
신안천사김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유기농’ 김만 취급하기 때문이다. 수출 첫 해인 2013년 GFSI(국제식품안전협회) 단체의 글로벌 식품안전을 대표하는 규격 인증인 SQF 레벨3 인증을 시작으로 2014년에는 미국 시장의 대부분이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선호함에 따라 미국 농무부의 유기 인증 프로그램인 USDA-NOP 국제 인증을 취득하면서 수출량이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이후 FSSC22000, KOSHER, HALAL 인증을 취득하고 2019년에는 세계 5번째, 국내 최초로 VQIP(자발적 적격 수입자 프로그램) 인증획득을 통해 통관절차를 간소화 시켜 미국 제품 수출을 크게 증가시켰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인증받은 국제 인증 개수만 9개에 달한다.

“같은 유기농이라도 우리나라 유기농 인증과 USDA 인증이 다르며, 미국에서는 USDA인증 받은 업체와만 거래를 하기 때문에 저희는 해당 인증을 받은 7~8곳의 어가를 지원해주면서 전량 수매하고 있습니다.”

2차 가공업체인 신안천사김은 조미김을 만들어 유통한다. 마른김에 해바라기유를 바르고 천일염을 뿌려서 바삭한 식감을 위해 고온에서 두 번 구워낸다. 기름의 경우 국내에는 USDA 인증을 받은 기름이 없다보니 수입을 해서 사용하고 있다.

가장 맛있는 김을 만들기 위해 12월과 1월의 최상급 김만 수매한다. 속당 1000~2000원이 더 비싸더라도 그 시기의 김이 맛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상품화 된 조미김을 소개하고 있는 (주)신안천사김 권동혁 대표.
대부분을 해외로 수출하는데 수출용 조미김은 전장김을 9등분한 9절 절단해서 포장되어 나간다. 도시락 김이라고 부르는 크기다. 이물질을 제거하고 기름을 바르고 소금을 뿌리고 굽는 조미김 생산라인만 24개가 갖춰져 있다.

조미김 외에 김부각과 아몬드 스낵김도 만들어 수출한다. 김부각은 전통 방식 그대로 찹쌀풀을 손으로 직접 발라 만든다. 스낵김은 김과 김 사이에 슬라이스 한 아몬드와 특제 소스에 여러 견과류를 넣은 다음 열판으로 압축해 닷새간의 숙성과정을 거쳐 과자처럼 만든 제품이다.

수출용 김이 국내 유통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있다면 간이 싱겁다는 점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과자처럼 맨입에 간식으로 먹기 때문에 저염으로 만들어 수출한다.

“신안천사김에서 가공되는 조미김은 유기농 김으로 만든 친환경 먹거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김의 원초부터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1차 가공 2차 가공까지 전 처리공정을 관리하고 유기농 제조법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까다롭다는 미국 유기농 인증까지 받아냈으니까요. 그만큼 자부심을 갖고 생산하고 있습니다.”



신안군 임자면 특산물 대파를 넣어 탄생시킨 ‘대파테라’.
◇임자농협 하나로베이커리 ‘대파테라’

천사(1004)의 섬이라 불릴 정도로 섬이 많은 다도해 신안에는 농·수산을 막론하고 특산물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 중에 하나가 전국 생산량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대파다. 전국 대파 최대 산지라는 수식어까지 가지고 있다.

갯벌과 모래가 많은 신안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대파는 뿌리와 가까운 흰색부분이 길고 굵은 것이 특징이다. 달큰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매력인 신안 대파는 해양성 기후와 갯바람, 토양성분 때문에 미네랄과 게르마늄이 풍부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알리신이 다량 함유돼 있다.

신안의 여러 섬 중에서도 임자도는 토질이 좋아 대표적인 대파 산지로 꼽힌다. 지난 봄 대파 모종을 심어 12월이면 겨울대파가 소비자들의 식탁에 오른다.

대파는 잎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채소다. 각종 나물이나 국·탕 요리 등에 없어서는 안될 기본 식재료다. 이 대파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브랜드화 시킨 곳, 임자농협 하나로마트 내에 입점해 있는 하나로베이커리다.

입구부터 대파를 연상시키는 초록색 카르테라 빵 사진이 눈에 띈다. 2022 전남 빵지순례에 선정됐다는 대형 문구가 내걸린 빵의 이름은 ‘대파테라’다. 대파로 만든 카스테라라는 뜻이다.

지난해 신안군농업기술센터에서 기술 전수를 받아 대파테라를 만들고 있다는 하나로베이커리 박종운 대표는 “당시 기술센터에서 기술전수 받을 곳을 모집하는데 이건 제가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파’하면 임자도인데 작은 섬이다보니 임자도에 베이커리는 이곳밖에 없었고 제가 꼭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안군이 개발하고 임자농협 하나로베이커리에서 생산하고 있는 ‘대파테라’는 현재 특허 출원까지 완료된 상태다.

대파테라는 대파 분말을 넣어 만든다. 말리고 동결시켜서 가루로 만든 다음 빵에 첨가하는 식이다. 아쉽게도 현재 상품화 되어 나온 대파 분말은 없기 때문에 직접 구해야 한다.

대파를 분말로 만드는 건 무척 까다롭다. 파는 물 빠짐이 좋은 마사토에서 주로 자라는데 그러다보니 미세한 모래가 많다. 농가에 부탁을 하기도 하고 박 대표가 직접 대파속의 모래를 제거하기 위해 체질을 여러 번 해도 모래가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지금은 분말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 주문을 해서 완벽하게 제거하기 때문에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파테라는 일반 카스테라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반죽과정에서 대파분말을 첨가할 뿐이다. 전체 재료 가운데 대파 분말의 분량은 4%. 대파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정도다. 쌀가루와 밀가루를 적절하게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맛도 부드럽다. 누구보다 지역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맛이다. 빵 위에는 신안군을 상징하는 ‘1004 천사섬 신안’ 로고가 새겨져 있다.

‘대파테라’는 전남도에서 선정하는 ‘2022 전남 빵지순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광양 매화빵, 담양 대나무케이크, 진도 울금도넛, 구례 밤파이 등 도내 지역 농수특산물을 원료로 만든 지역특화빵 63개가 포함돼 있다. ‘대파테라’는 오직 하나로베이커리를 방문해야만 맛볼 수 있다.



반월도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고 있는 보랏빛 ‘반월도 카페’.
◇보라색 레시피 가득한 반월도 카페

반월도 카페를 찾아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하지만 인생샷과 인생맛을 얻을 수 있다는데 이쯤이야 못할까.

예전에는 반월도까지 가기 위해서는 두리항에서 박지도까지 547m 퍼플교를 지나 다시 박지도에서 반월교까지 915m를 걸어가야 했다. 지금은 단도에서 반월도까지 바로 들어갈 수 있는 다리가 하나 더 생겼다. 일명 ‘문 브릿지’(380m)다.

문 브릿지는 부력에 의해 해수면 위에 떠 있는 부교로, 역시 온통 보랏빛이다. 바람이 많이 부는날이나 파도가 치는 날에는 흔들릴 수도 있다. 용감하게 문브릿지를 지나 ‘I PURPLE YOU’ 포토 조형물까지 지나면 멀리 반가운 반월도 카페가 등장한다.

블루베리 스무디와 자색고구마라떼.
역시 보라색으로 꾸며진 카페는 마을 주민들이 공동 운영한다. 무인 양심카페로 알고 갔으나 주민 한 분이 주문을 받고 음료까지 제조해준다. 보라보라한 카페에 들어왔으니 동화되고 싶어 보라색 음료인 블루베리 스무디와 자색고구마 라떼를 받아들고 입구 테라스에 자리잡고 앉아본다. 길게 이어진 퍼플교를 건너는 관광객들이 여유로워보인다. 풍경이 아름다우니 음료도 꿀맛이다. 차분하게 주위를 둘러보면서 한박자 쉼을 선물받아 가도 좋을 곳이다.

카페를 둘러싸고 곳곳이 포토존이다. 카페 오른쪽에는 보라색 옷을 입은 어린왕자가 여우 등에 올라타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다. 그 옆에는 보라색 전화박스가 놓여있다. 바닥에는 어린왕자가 들려주는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네가 오후 네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