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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근로 장애인에게 최저임금 지급해야-오혜연 광주카리타스근로시설 원장
2022년 09월 22일(목) 00:30
장애인복지법의 목적과 기본 이념은 사회통합에 있다. 장애인복지법 제1조(목적)와 제3조(기본 이념), 여기서 말하는 사회통합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회는 공동생활을 하는 인간의 집단을 의미하며 이렇게 형성된 사회는 기능적 상호 관계로 이루어진 다양한 집단이 존재한다. 사회통합은 이처럼 다양한 집단들이 하나의 단위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그동안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는 보호 중심에 있었으나 최근에는 자립에 방향성을 두고 정책을 펴고 있다. 장애인의 진정한 자립과 사회통합을 위해서 가장 우선시되는 조건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생활의 기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직업이 있어야 한다는 답을 내릴 수 있었다. 혹자는 “장애인 복지의 꽃은 직업 재활”이라고 말한다.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직업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2021년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 통계자료에 의하면 15세 이상 전체 인구 4504만 9000명 중 경제활동 인구는 2869만 8000명으로 63.0%이고, 장애 인구 257만 4907명 중 경제활동 인구는 95만 9950명으로 37.3%이다. 전체 인구 대비 장애인 경제활동 인구 비율은 절반 수준이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들에 대비해서 취업에 대한 사회적 장벽이 높으며 장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하여 장애인에게 직업의 경험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설립된 곳이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이다.

2020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에 있는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720개소에 달하고 있으며 이용자는 1만 9734명이다. 그중 광주광역시는 29개소에서 852명의 장애인이 근로 또는 훈련을 받고 있다. 매년 직업재활시설이 증가하고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도 늘어나고 있지만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근로 장애인은 많지 않다.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무하는 근로 장애인의 월평균 급여는 52만 7000원에 불과하다.(2020년 보건복지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운영실적 자료) 물론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 장애인과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임금을 받는 근로 장애인의 급여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 평균 금액은 이러한 실정이다. 모든 근로자는 노동을 통해 정당한 보수를 받아야 하고 장애인도 예외일 수는 없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중증 장애인들이 생산 활동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기는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은 생산에 필요한 설비나 근로 여건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못하고, 중증 장애인이 90% 이상 근무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모든 책임을 직업재활시설 운영자와 종사자에게 떠맡기는 것은 국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UN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권고했던 것처럼 근로 능력이 낮아 최저임금 적용 제외를 받는 대상자의 경우 국가가 보충 급여를 지급하여 그 부족분을 채워야 한고 권고하고 있다. 이 제도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실시하고 있거나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제주도에서 2019년부터 장애 정도와 성별에 따라 최소 35만 원에서 최대 65만 원까지 근로 장애인에게 보충적 급여를 지원하고 있다. 국가는 정부 차원에서 이러한 방안을 확대하여 하루빨리 모든 근로 장애인에게 적용하여야 한다.

장애인 인권 헌장을 살펴보면 “장애인은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직업을 갖기 어려운 장애인은 국가의 특별한 지원을 받아 일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다”라고 되어 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국가와 기업 그리고 우리 국민 전체가 장애인을 포용하는 사회가 되었을 때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의 직업 활동은 단순한 복지 서비스 수준을 넘어 경제적·사회적으로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 활동을 통해 얻어지는 매출, 원자재 구매, 부가세 납부, 장애인 급여 등 경제적 생산 효과가 매우 크다. 또한 장애인의 취업으로 인해 가족 돌봄에서 벗어나게 되어 보호자의 경제·사회 활동이 가능해지고, 장애인 자신 또한 납세자로서 의무를 다하게 되어 당당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그만큼 중증 장애인에게 직업이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