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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 그 시절 그 영화…시네필 5인방이 들려주는 영화 사랑법
주성철·배순탁 외 지음
2022년 08월 05일(금) 12:00
‘스크린’, ‘로드쇼’, ‘씨네21’, ‘키노’, ‘필름 2.0’

영화 잡지 전성시대가 있었다. 사람들은 좋아하는 영화배우 사진을 오려 코팅 책받침을 만들었다. 매주 발행되는 주간지의 특집기사와 배우 인터뷰 등을 훑어보며 이번주에는 어떤 잡지를 살까 고민하기도 했다. 물론 주간지, 월간지를 모두 사는 이들도 있었다.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우리가 영화를 애정하는 방법들’은 1990년대를 관통하며 영화를 즐겨온 시네필 5인방이 들려주는 각자의 영화 사랑법이 담긴 책이다. “영화는 선생이었고, 친구였고, 연인이었고, 무엇보다 인생이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주성철 전 ‘씨네 21’ 편집장, 이화정 전 ‘씨네21’ 취재팀장, 김미연 JTBC ‘방구석 1열’ PD, 배순탁 음악평론가, 김도훈 전 ‘허밍포스트 편집장’이다. 필자들은 이 책의 기획 과정에서 탄생한 유튜브 채널 ‘무비건조’를 통해 영화팬들과 만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한번 손에 잡으면 놓기 힘들다. 필자들이 들려주는 영화 관련 에피소드와 책에서 언급되는 영화들이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내가 애정하는 영화이기도 해서다. 무엇보다 어쩜 그리 영화와 관련된 재미나고, 애틋한 에피소드들을 갖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아, 이들은 영화와 관련된 일을 할 수밖에 없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히 필자 모두 만만찮은 ‘글빨’을 갖고 있어, 읽는 내내 즐겁다.

각자의 취향도 뚜렷하다. ‘영웅본색’을 50번도 더 넘게 보고 ‘홍콩에 두번째 가게 된다면’을 펴낸 주성철은 홍콩 영화 마니아고, ‘공포영화에서 공포를, 공포를 이겨내는 방법을, 또 영적 존재들과의 친밀감을 익혔다’는 김미연 PD는 ‘오멘’, ‘곡성’ 같은 오컬트 영화를 사랑한다.

또 ‘방구석 1열’의 제작 과정, 영화 잡지판의 이야기 등 영화를 사랑하는 독자들이 궁금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 책이 주는 미덕 중 하나는 필자들이 언급하는 다양한 영화를 통해 각자의 영화 관람사(史)를 한번쯤 추억하게 한다는 점이다. 나도 봤던 영화에는 반가움을 느끼고, 접하지 못한 영화는 ‘필견 리스트’에 담아둔다. 필자들이 언급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매그놀리아’는 기억이 가물가물해 다시 챙겨보고 싶게 만든다.

흥미로운 건 다양한 ‘앙케이트’ 조사다. 좋아하던 극장과 돈 주고 본 첫번째 영화는?, 가장 많이 본 영화의 횟수는?, 나를 잠 못 이루게 만든 배우는?, 가장 좋아하는 영화 속 대사는?, 모두가 찬양하지만 도무지 동의할 수 없는 영화는? 등이다.

각각의 앙케이트에 대한 나만의 답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스레 그시절의 풍경, 그 시절의 사람들까지 소환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푸른숲·1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