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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정신적 피해보상 판결’에 불복한 정부
정부 “보상금에 위로금 포함”
1·2심 배상 결정 났지만 상고
5월단체 광주고검 앞서 집회
“헌재도 배상결정…소송 끌지 말라”
소송 2000여명 대법 결정 촉각
2022년 06월 09일(목) 20:25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모습. <광주일보 자료사진>
정부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과 경찰 고문 등 가혹 행위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의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항소심에 불복, 사건을 대법원으로 끌고 갔다.

5·18민주유공자회 등 5월 단체는 “5·18보상법에 따른 보상금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는 위자료는 별개라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단을 역행하는 조치”라며 정부의 상고 결정을 비난했다.

9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정부는 광주시민 이덕호(63)·고(故) 남승우(사망 당시 59세)·나일성(60)·김용선(62)·김정란(61)씨에 대한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지난달 11일 광주고법 항소심 판결에 불복, 지난 30일 대법원에 상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인 이덕호씨 등 5명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리고 이들에게 각각 4000만∼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패소 후 정부 측은 “대한민국 정부는 5·18보상법에 따라 이미 지급된 보상금 가운데 ‘위로금’의 경우, 원고 측이 이번 재판을 통해 요구한 위자료(정신적 손해배상금)와 법적 성격이 같다”며 항소를 제기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 5명에게 과거 지급된 ‘위로금’ 액수는 각각 200만~1950만원으로 알려졌다.

정부 측은 그러나 항소심 결정을 수용하는 대신 대법원에서 최종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상고 결정을 내렸다. 정부 측 법률 대리인은 “항소심에서 다툰 바와 같이 5·18보상법에 따라 이미 피해자들에게 지급된 보상금 항목 중 위로금과 위자료의 성격을 명확히 하려는 조치”라고 상고 배경을 밝혔다.

이에 대해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은 “상고이유서를 받아봐야 자세히 알겠지만, 정부 측은 ‘5·18보상법에 근거해 앞서 지급된 보상금에 위로금이 포함된 만큼, 위자료를 주더라도 이미 지급된 위로금 액수만큼 감액하겠다’고 앞선 소송에서 줄곧 주장해왔다”며 “이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5·18 정신적 피해 보상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역행하는 조치”라고 했다.

그러면서 “5·18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위자료 소송에서 패한 정부가 기계적으로 상고하게 되면 피해 회복을 늦추고 불필요한 소송 비용을 발생시키게 된다”며 “이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에게도, 납세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일반 시민에게도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18민주유공자회 등 5월 단체는 9일 광주지방법원과 정부 측 소송을 대리하는 광주고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법원과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보면, 정신적 고통이나 피해에 근거해 지급하는 위자료와 단순히 슬픔을 달래기 위해 주는 돈인 위자료는 차이가 명확하다”며 “조금이라도 위자료를 줄여보려는 정부의 상고 결정에 말문이 막힌다”고 주장했다.

원고 이덕호씨는 1980년 5월 23일 민주화운동 시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다리를 맞고 49일간 구금됐다. 고인인 남승우씨는 1980년 5월 27일 상무대로 연행돼 217일 동안 구금됐으며 고문 후유증 등으로 투병하다가 2019년 사망했다. 나일성씨와 김용선씨, 김정란씨 등도 1980년 5월 계엄군에 의해 구타와 구금 피해 등을 당했다. 이들은 2018년 12월 국가에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현재까지 5·18 유공자와 유족 등 2000여명이 전국에서 유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