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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노멀 시대 도서관과 사서의 역할-심명섭 한국도서관문화진흥원 순회사서
2022년 06월 01일(수) 00:45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전염병 경보 단계는 여섯 단계로 구분되는데 마지막 단계는 팬데믹 단계이다. 그리스어로 ‘모두’를 뜻하는 팬(Pan)과 ‘사람’을 의미하는 데모스(Demos)의 합성어이다. 즉 모든 사람이 전염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팬데믹은 유행병에 걸린 환자의 수보다는 유행병이 어느 정도 세계에 전파됐는지에 초점을 둔다. 따라서 한 지역에만 떠돌며 수십만 명을 사망케 하는 질병은 팬데믹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전 세계적으로 떠돌던 신종 인플루엔자인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세계 경제는 대공황을 떠올리는 심각한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었고,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시장이 붕괴해 지속 성장 가능성에 회의를 불러일으켰다. 각 국가간 인적·물적 교역의 봉쇄 조치로 육로는 물론 하늘길까지 제한을 받아 세상이 멈춰 버린 듯했다. 그로부터 2년여가 지나 우리는 지난달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실내 취식을 허용하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시대를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또는 뉴 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부르며 그 변화 상태에 대해서는 여러 예측들을 하고 있다. 뉴 노멀은 새로운 기준이나 표준에 맞춰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고 계속적으로 진화해 나가야 하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팬데믹은 도서관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을까?

다수의 도서관들이 개관과 휴관을 반복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의 실천으로 개방 시간 단축 등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대표적으로 드라이브스루를 통한 도서 대출 반납, 택배 서비스, 스마트 도서관 설치, 무인 반납 시스템 운영 등의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되었다. 각종 프로그램 교육 역시 줌(Zoom)을 통한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되거나 소규모로 실시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용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부단한 노력을 하였다. 또한 디지털 자료, 오디오북, 전자책, 국내외 웹DB 제공을 통해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시공간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용자가 70%가량 감소하는 등 코로나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도서관으로서 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웠으며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이후 그 역할과 기능에 많은 변환점을 시사해 주었다. 전통적인 도서관은 대면 서비스를 전제로 운영되어 왔으나 앞으로는 다양한 비대면 온라인 플랫폼 등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이용자의 요구에 부합하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

도서관 이용자들의 주된 목적은 자료 열람이나 대출, 자료 학습실 이용, 평생교육 프로그램 참여 등으로 대면 서비스가 비대면 서비스보다 훨씬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해당 서비스의 이용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비대면 서비스를 개설해 이용자를 점차 늘려 가는 시도도 필요하다.이를 위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인프라를 확장 구축하고, 무인 대출 시스템, 온라인 도서관 활성화, 전자책 및 오디오북 이용 활성화 등 비대면 서비스에 지속적으로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우리의 일상이 모두 멈춰 버린 순간에도 문 닫힌 도서관은 ‘공중의 정보 이용·조사·연구·학습·교양·평생교육 등에 이바지하는 시설’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였다. 특히 현장 사서들은 더욱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이용자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기존에 없던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면서 창의성 역량 개발에 몰두한 점은 이용자들에게 존중받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펼쳐질 뉴 노멀 시대에 이용자 서비스 개발의 주체인 사서들의 역할에 대한 이용자의 기대는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위기가 닥치더라도 주저앉거나 실망하지 말고 이용자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도서관은 위기 상황 속에서도 사회의 통합과 안정에 기여하는 사회적 공기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