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추억들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김화영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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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파트릭 모디아노는 생의 근원을 신비한 언어로 탐색하는 작가다. 18세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1968년 소설 ‘에투알광장’으로 데뷔해 로제 니미에 상, 페네옹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1978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프랑스 권위의 공쿠르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는 폴모랑 문학 대상을 받았다.
모디아노가 노벨상 수상 이후 첫 작품 ‘잠자는 추억들’을 펴냈다. 청년시절 스쳐가듯 만난 사람들과 그 시절의 바스라지는 기억을 풀어내는 자전적 소설이다. 작은 퍼즐을 맞추듯 뇌리를 스쳐 가는 단편적인 기억을 꿰맞춰가는 형식의 작품은 섬세하면서도 치밀하다.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는 “잊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 모디아노 소설의 미덕으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평한다. 가장 모디아노의 작품 특징을 적확하게 지적한 표현으로, 이는 독자가 화자를 따라가며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추적한다는 것을 함의하기도 한다.
화자는 14세 무렵 기숙학교에 다니던 시절부터 휴일이면 혼자 거리를 배회하다. 가짜 러시아인 신분증을 소지한 아버지와 연극배우인 어머니는 집을 비우는 일이 다반사였다. 화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혼자 파리의 거리를 거닐며 누군가를 기다린다. 단 한번 본 적 없는 또래의 소녀를 만나기 위해 그 소녀가 사는 건물 앞에 서서 오랫동안 기다리기도 한다. 만남과 연관된 기억은 청소년기로 이어진다. 기숙학교를 나와 어머니의 아파트에 도착하는데 거기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이렇듯 화자의 기억은 17세, 19세로 건너뛰며 다채롭게 펼쳐진다. 기억의 퍼즐을 맞추어가다 불현 듯 수면으로 떠오르는 하나의 사건과 마주치게 된다. <문학동네·1만4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는 “잊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 모디아노 소설의 미덕으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평한다. 가장 모디아노의 작품 특징을 적확하게 지적한 표현으로, 이는 독자가 화자를 따라가며 수수께끼 같은 과거를 추적한다는 것을 함의하기도 한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