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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내가 주연이 되는 법-이나경 동신대 식품영양학과 2년
2022년 01월 04일(화) 06:00
에리히 프롬이라는 서양 철학자가 쓴 ‘소유냐 존재냐’라는 책에서는 인간의 삶을 소유적 삶과 존재적 삶으로 나눠 정의하고 있다. 소유적 삶은 소유하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부의 축적을 추구하는 삶을, 존재적 삶은 나의 존재성·정체성·주체성 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그로 인한 가치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삶을 의미한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았다.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를 먼저 생각했다. 타인의 시선이 늘 신경 쓰였고 그렇게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며 살아왔다. 나에 대한 남들의 평가를 예민하게 받아들였고, 엄청나게 신경을 쓰다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어졌다. 어느 순간에는 정체성과 주체성도 없이 남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처럼 나 자신이 느껴지기도 했다.

일례로 1년 동안 꾸준한 운동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이 있다. 살을 빼면 자신감과 자존감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타인의 평가 때문에 외모에 대한 강박 관념이 더 심해졌다. 하루에 몇 번씩 체중계에 올랐고, 살이 조금이라도 찌면 매우 절망했다. 그러다 거식증에 걸려 몇 개월 동안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런 나를 변화시킨 건 ‘철학’이었다. 대학에 와서 철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던 내 삶에 변화가 생겼다. 소유적 삶을 중시했던 내가 나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내 삶에 있어서 무엇이 더욱 중요한 가치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 고민의 첫 결과물은 SNS 탈퇴였다. 하루하루 버티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나와 달리 내 휴대전화 속 사람들은 힘든 일 없이 마냥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SNS에는 내가 아무리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아도 사기 힘든 명품들이 가득했다. 그걸 보며 부러워하고, 박탈감을 느끼는 내 자신을 보며 또 다시 절망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SNS 속 나 역시 현실의 나와 달랐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신경을 쓰다 보니 SNS에는 내가 정말 올리고 싶고 간직하고 싶은 추억보다 남에게 보여 줄 수 있고 과시할 수 있는 사진과 글만 게시했다. 그렇게 이상적인 나의 모습이 SNS에 만들어지고, 그 모습에 집착하게 됐다.

그래서 나는 타인의 시선,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SNS를 점차 줄이거나 끊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후 오히려 내 삶이 좀 더 여유로워지고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SNS에서 손을 떼며 남은 시간은 조금 더 의미 있게 쓰기로 마음 먹고, 자원봉사를 하기 시작했다. 자원봉사를 하며 내가 진정 무엇을 해야 행복하고 왜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것인지, 내 존재성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생각했던 내가 철학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는 법을 배웠다. 밝은 미래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우리가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삶에 대해 뒤를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이곳에 존재하고, 나는 왜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평생을 살 수도 있다.

나는 앞으로 남은 대학 2년 동안 나 자신을 온전히 이해하고 보듬어 주며, 내 존재의 가치를 알아 가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남에게 끌려 다니지 않고 내 인생에서 내가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존재적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와 같이 삶에 대해 방황을 겪고 있는 사람들, 우리의 청춘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내 인생에서 주인공은 나라는 사실을. 내 인생에서 나를 조연으로 두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