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페퍼스, 승부처에서 범실 또 범실
KGC인삼공사에 0-3 패배
엘리자벳 빠진 자리 박은서 활약
엘리자벳 빠진 자리 박은서 활약
![]() AI페퍼스 선수들이 12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인삼공사전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이날 AI페퍼스는 엘리자벳을 제외하고 국내 선수로만 팀을 꾸렸다.<KOVO> |
페퍼저축은행 여자배구단 AI페퍼스가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코트를 달궜다.
AI페퍼스가 1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와 맞붙어 패배했다. 세트스코어 0-3(21-25, 22-25, 13-25).
AI페퍼스에게는 ‘도전’의 경기였다. 주포 역할을 맡아 왔던 엘리자벳을 과감히 신인 박은서로 대체하고, 국내 선수들로만 합을 맞췄다. 최근 무릎 통증을 호소한 엘리자벳의 부담을 줄이고, 물 오른 공격력을 보여 준 박은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박은서는 1세트부터 주전 라이트로 투입됐다. 박은서의 패기 있는 공격과 박경현의 순발력있는 디그를 앞세워 17-17까지 균형을 맞췄다. 문슬기가 디그한 볼을 이현이 기습적으로 오픈 공격으로 연결하는 등 센스 있는 플레이도 선보였다.
기세는 좋았지만, 서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1세트에서만 7번의 서브가 아웃라인을 넘어가고 네트에 걸리며 흐름을 끊었다. 박은서의 서브가 아웃라인을 넘어가며 21-24로 세트포인트를 내줬고, 이어 이소영의 오픈 공격이 이현의 손을 스치고 튕겨나가 21-25로 아쉽게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에서도 AI페퍼스는 쉽게 세트를 내주지 않았다. 8-12까지 밀렸다가도, 금새 12-12로 따라잡았다. 쫓고 쫓기기를 반복하며 19-20까지 승부의 추가 기울지 않았다. 이소영·정호영의 공격에 이한비의 디그가 흔들리면서 21-24로 선두를 내줬고, 박은서가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2세트도 고배를 마셨다.
AI페퍼스는 3세트에서 8-16으로 밀리며 힘이 빠졌다. 장기간 랠리 끝에 오픈 공격·블로킹에 실점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정신적으로도 흔들렸다. AI페퍼스는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13-25로 완패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AI페퍼스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은 경기였다.
먼저 엘리자벳에게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충분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은 “보통 이런 선수진 변화는 시즌 마치고 이뤄지는데, 우리는 실전과 연습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다”며 “선수들이 엘리자벳이 없더라도 힘 내서 잘 해 주길 바랐다. 세터 이현·구솔에게도 국내 선수들을 활용하는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서는 이날 17득점을 올리며 라이트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양 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공격 성공률도 43.59%로 준수했다. 박은서가 ‘엘리자벳 견제’에 집중하는 상대 팀을 혼란에 빠뜨리는 ‘깜짝 카드’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상대 외국인선수가 없다 보니 선수들이 방심 아닌 방심을 한 것 같다. 한 번 페이스가 떨어지니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큰 소득을 얻었다. 박은서가 에이스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앞으로도 레프트·라이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혜진도 기습적인 속공을 수 차례 선보이며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간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의 “하혜진이 줄곧 연습해 온 속공 플레이를 실전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플레이였다.
김 감독은 “하혜진은 엘리자벳의 대타로 센터를 맡았지만, 지금은 센터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181cm 큰 키를 가진 하혜진 센터를 발견·육성한 것 또한 우리 팀의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경기 리듬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겠다. 훈련 일정을 잘 짜서, 다음 시합에서는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AI페퍼스가 1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경기에서 KGC인삼공사와 맞붙어 패배했다. 세트스코어 0-3(21-25, 22-25, 13-25).
AI페퍼스에게는 ‘도전’의 경기였다. 주포 역할을 맡아 왔던 엘리자벳을 과감히 신인 박은서로 대체하고, 국내 선수들로만 합을 맞췄다. 최근 무릎 통증을 호소한 엘리자벳의 부담을 줄이고, 물 오른 공격력을 보여 준 박은서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이었다.
기세는 좋았지만, 서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1세트에서만 7번의 서브가 아웃라인을 넘어가고 네트에 걸리며 흐름을 끊었다. 박은서의 서브가 아웃라인을 넘어가며 21-24로 세트포인트를 내줬고, 이어 이소영의 오픈 공격이 이현의 손을 스치고 튕겨나가 21-25로 아쉽게 첫 세트를 내줬다.
AI페퍼스는 3세트에서 8-16으로 밀리며 힘이 빠졌다. 장기간 랠리 끝에 오픈 공격·블로킹에 실점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정신적으로도 흔들렸다. AI페퍼스는 이렇다 할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채 13-25로 완패했다.
비록 패배했지만, AI페퍼스로서는 실보다 득이 많은 경기였다.
먼저 엘리자벳에게 의존하지 않고 국내 선수들만으로 충분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은 “보통 이런 선수진 변화는 시즌 마치고 이뤄지는데, 우리는 실전과 연습을 병행해야 하는 입장이다”며 “선수들이 엘리자벳이 없더라도 힘 내서 잘 해 주길 바랐다. 세터 이현·구솔에게도 국내 선수들을 활용하는 좋은 공부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서는 이날 17득점을 올리며 라이트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양 팀을 통틀어 최다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으며, 공격 성공률도 43.59%로 준수했다. 박은서가 ‘엘리자벳 견제’에 집중하는 상대 팀을 혼란에 빠뜨리는 ‘깜짝 카드’로 활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이영택 KGC인삼공사 감독도 “상대 외국인선수가 없다 보니 선수들이 방심 아닌 방심을 한 것 같다. 한 번 페이스가 떨어지니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고 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큰 소득을 얻었다. 박은서가 에이스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앞으로도 레프트·라이트를 왔다갔다 하면서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를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혜진도 기습적인 속공을 수 차례 선보이며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간 김형실 AI페퍼스 감독의 “하혜진이 줄곧 연습해 온 속공 플레이를 실전에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플레이였다.
김 감독은 “하혜진은 엘리자벳의 대타로 센터를 맡았지만, 지금은 센터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181cm 큰 키를 가진 하혜진 센터를 발견·육성한 것 또한 우리 팀의 가장 큰 소득 중 하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경기 리듬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이끌겠다. 훈련 일정을 잘 짜서, 다음 시합에서는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