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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서 ‘골칫거리’ 된 전남 태양광발전
단가 인하 등 수익성 떨어지고 산림 훼손·침수 피해 등 민원도 급증세
강진·나주 등 사업 포기 잇따라…올들어 7개 시·군 허가 취소 422건
2021년 10월 27일(수) 20:50
/클립아트코리아
신재생에너지로 인기를 끌던 태양광발전이 광주·전남 곳곳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역 산림 경관과 자연을 파괴한다며 반발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이 끊이질 않으면서 지리한 소송전이 이어지는가 하면, 발전사업으로 인한 수익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허가를 스스로 반납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폐업’절차를 밟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7개 시·군에서만 올 들어 태양광발전허가 422건 취소= 2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나주·여수·목포·신안·강진·영광·고흥 등 전남 7개 시·군에서만 올들어 취소된 태양광발전허가 건수가 422건에 달했다. 이들 7개 자치단체는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남지역에서 가장 태양광발전사업 허가가 많았던 상위 7개 지역이다.

강진의 경우 올들어 처음으로 자치단체가 직접 44곳의 발전사업허가를 취소했고 스스로 허가를 반납한 업체도 28곳이나 됐다.

나주에서도 121개 업체가 태양광발전허가를 스스로 내놓았고 고흥 71곳, 영광도 60곳의 업체들이 태양광발전허가를 반납했다.

발전사업 허가 반납 뿐 아닐 허가건수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8년만 해도 1만 474건에 달했던 전남지역 태양광발전사업 허가건수는 이듬해인 2019년 2567건으로 5배 가량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1953건에 그치며 절반 가량 줄었다.

발전용량으로 비교할 경우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2018년 허가받은 발전용량은 3048.3㎽로, 2019년에 634.4㎽로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 317.4㎽로 다시 떨어졌다. 자치단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1㎽미만의 허가를 얻은 소규모 태양광발전사업자들이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점 등을 들어 허가를 취소하거나 반납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서도 ▲송·배전 전송 설비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 ▲발전 단가 인하 ▲설비 원자재값 증가 등으로 태양광발전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자는 계통접속을 해야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망을 통해 송·배전할 수 있는데, 태양광 발전 송배전 인프라가 설비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기를 생산하고도 송배전하지 못하고 설비를 놀리고 있는 사업자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계통 접속까지만 평균 3~5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업자가 이 기간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전망도 어두워=발전사업으로 생산한 전력 판매 단가도 하락세도 태양광 사업 포기로 이어지는 원인으로 꼽힌다.

태양광 전력 판매가는 계통 한계 가격(SMP)과 신·재생 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가격의 합산으로 매겨진다.

그동안은 SMP가 내리면 REC 가격이 오르고, REC 가격이 하락하면 SMP가 상승하는 식으로 손실이 메워왔지만, 지난해부터 두 가격의 동반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일종의 보조금 격인 REC도 올해 5월 REC 평균 가격은 3만1735원 이었다. 2019년 5월에는 6만9698원이었다가 지난해 5월에는 4만4472원으로 떨어졌다.

태양광발전 설비보급 확대로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이 늘어나면 그만큼 REC 발급량이 많아져서 REC 가격이 하락하는 구조가 된 것이다. 결국 설비가 늘어나게되면 지속적으로 가격 하락세를 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형편이다.

마을 경관과 산림 훼손, 침수 피해 등을 우려해 개발을 중단해달라는 민원도 급증세다.

전남도가 파악하고 있는 최근 5년 간 태양광민원만 414건(2월 기준)으로, 5년 전(2016년 20건)에 견줘 지난 2018년 7배(153건) 폭증했다.

지역민들의 거센 반대에다, 무분별한 산림훼손 방지를 위해 산지 영구전용을 금지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 태양광 개발 행위에 따른 농지전용비 를 50% 감면해주던 사업도 지난해 말 마무리되면서 업체들의 비용 부담에 환경적 부담도 커졌다.

태양광발전사업 관계자는 “모듈 등 원자재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어오는데,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발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재값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적금 개념으로 투자했다가도 주민 반대, 불안정한 원자재값, 불투명한 수익성 등으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