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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2021년 08월 30일(월) 02:00
커피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기호식품 가운데 하나다. ‘커피 수혈’ ‘커피 브레이크’라는 말이 있을 만큼 직장인이나 학생들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여유를 갖는다. 프랑스 사상가 몽테스키외(Montesquieu)는 ‘커피는 현명한 행동을 하게 한다’고 말했다. 커피의 효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커피 기원설 가운데는 에티오피아의 염소 치는 목동 이야기가 있다. 칼디라는 목동은 어느 날 염소들이 붉은 열매를 먹은 뒤 오랫동안 흥분해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한다. 집에 돌아온 그는 염소들이 먹었던 붉은 열매를 끓여 마셨는데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한데 그게 바로 커피 열매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목동 이야기는 이후 여러 지역에 전해지면서 수많은 서사로 변주된다.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를 들여온 이는 구한말 서양 선교사들이다. 조선에서 최초로 커피를 마신 인물은 고종이라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마카오로 유학을 떠난 김대건 신부였다는 설도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를 지낸 이길상 박사는 저서 ‘커피 세계사+한국 가배사’에서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우리나라에 처음 커피를 배달시킨 이는 1861년 4월 7일 남대문 인근에 거주하던 베르뇌 주교였다는 것이다. 주교가 홍콩 주재 파리외방전교회 극동대표부의 리비아 신부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커피를 요청했고 13개월 만에 전달받았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연간 353잔(2018년 기준)이란 통계가 있다. 세계 평균 132잔의 약 세 배에 달한다. 2015~2018년 세계 소비량은 130잔에서 132잔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한국은 291잔에서 353잔으로 늘었다. 커피 전문점과 체인점이 늘어나면서 바리스타 열풍도 불었다. 커피가 생계와 문화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감염병 유행이 계속되면서 많은 이들이 ‘코로나 블루’에 빠져 있다. 이길상 박사는 “팬데믹 기간 커피 수입과 소비가 증가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말한다. 그만큼 고통과 우울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는 방증일 게다. 그래도 가끔은 커피 한 잔에서 위로와 여유를 찾았으면 한다.

/박성천 문화부 부장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