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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을 씨 “대학원 대신 고향 신안서 내 꿈 펼칠 임자 제대로 만났죠”
<13> 신안 임자만났네 협동조합 강산을 사무장
대학원 진학 대신 고향 선배와 의기투합…협동조합 3년차
용난굴 탐방·갯고랑 카약 등 다양한 체험 마을소득 향상
‘농촌에서 살아보기’ 선정 10개 팀 도시민들과 동고동락
2021년 08월 24일(화) 23:00
신안 임자도 진리마을 토박이 강산을(33·왼쪽)씨는 임자만났네협동조합 권역사무장을 맡으며 마을 체험관광 사업을 이끌고 있다. 갯고랑 카약체험을 앞두고 안전교육을 하는 모습. <임자만났네협동조합 제공>
“다음 목적지는 용이 하늘로 올랐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자연동굴 ‘용난굴’입니다. 썰물 때 하루 두 번만 들어갈 수 있는 이 동굴에서 용의 힘찬 기운을 받아가시길 바랍니다.”

신안 임자도(荏子島) 어머리 해변을 달리는 트레일러 안에서 강산을(33) 임자만났네협동조합 권역사무장의 입담이 한바탕 이어졌다. 조선 후기 서화가 ‘우봉 조희룡’ 유배지에서 용난굴이 있는 어머리 해변까지 달리는 15분 동안 강 사무장은 쉴 새 없이 마을 자랑을 했다. 강 사무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임자만났네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에서 ‘일당백’ 역할을 한다. 그는 임자만났네마을 곳곳을 누비며 안내자, 때로는 해설사, 안전요원, 행사 사회자로 활약하고 있다.

신안 최북단 임자도의 생활영역은 연장 4.99㎞ 임자대교가 생기기 전과 후로 나뉜다. 지난 3월 신안 지도와 임자도를 연결하는 두 개의 다리가 7년 6개월 만에 공사를 마치고 개통했다. 30분 배를 타고 오가야 했던 불편 없이 3분 만에 섬에 닿을 수 있게 되면서, 임자도는 연간 30만명 이상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임자 주민들의 숙원이 이뤄지기까지 강 사무장은 지난 3년 동안 임자도를 ‘준비된 관광명소’로 키워내기 위해 부단히 달려왔다. 임자도 진리마을에서 태어난 강 사무장은 임자초, 임자중, 임자고를 다니며 마을과 함께 성장했다.

대학을 다닐 동안 섬을 떠났지만 공부를 마친 뒤 고향에 돌아왔다.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강 사무장의 눈에 들어온 건 관광지로서 임자도가 지닌 숨은 가능성이었다.

신안 임자만났네 협동조합 강산을 사무장
강 사무장의 귀향 결심에는 고향 선배인 정창일(48) 임자만났네협동조합 대표의 권유도 한몫했다.

“마을 사람들의 90%가량이 대파 농사를 짓고 나머지 10%는 민어, 병어, 젓새우 등을 잡는 어업을 하고 있지만 관광사업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어요. 제 고장에는 볼거리와 먹거리, 체험거리,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데 많은 이들이 임자도의 진가를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학에서 전공한 상담심리학이 주민과 외지인을 대할 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임자만났네협동조합의 두 번째 사무장을 맡으며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임자만났네마을은 임자도에 있는 24개 마을 가운데 진리·신명리·삼막리 3곳이 뭉쳐 만든 권역 마을이다. 예비사회적기업인 임자만났네협동조합은 휴양체험마을, 농어촌인성학교, 마을학교 등으로 선정되며 다양한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천사대교에 이어 신안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연장 4.99㎞)인 임자대교는 지도와 임자 간 차량 이동시간을 3분으로 줄여줬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올해 봄부터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에 선정돼 10개팀 도시민들과 동고동락하고 있다. 은퇴를 앞둔 교사와 군인, 자영업자 등 각양각색의 도시민들은 하루는 밭으로, 하루는 갯벌로 향하며 농어업 일자리를 체험하고 있다.

“제 하루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가자들에게 일과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요. 참가자들은 실제 일당을 받으며 대파밭에 농약을 치거나 어판장을 탐방하면서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석 달 동안 진행한 1기 참가자 5개팀 가운데 2개팀이 임자도 정착을 결심했어요. 고향에서 일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농촌에서 살아보기’ 사업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마을마다 5채, 많게는 10채씩 방치된 빈집 해소다.

강 사무장은 오는 10월까지 함께할 2기 참가자 중에서도 새 이웃이 생기길 고대하고 있다.

그는 본가에서 독립한 지 3년 차가 됐다.

독립 초기에는 임자만났네 커뮤니케이션 센터에서 시설 관리를 함께하며 기거했지만 1년 전부터는 한옥집 방 한 칸을 얻어 지내고 있다.

인근에 사는 부모와 타지에서 생활하는 누나, 남동생 모두 강 사무장의 고향 생활을 든든히 응원하고 있다.

강 사무장은 임자도가 청년들이 잠시 들르는 곳이 아닌 꿈을 이루며 살 수 있는 섬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 적엔 전교생이 150명 넘었는데 20년 새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어요. 또래 고향 친구들은 일자리를 찾아 광주로 서울로 뿔뿔이 흩어졌고요. 임자도가 농산물·수산물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다채로운 소득을 창출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임자도 특산품인 천일염과 새우젓, 대파, 양파 상품에 대한 유통 경로 효율을 높이고 빈집을 고쳐 임대 수익을 거두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사진=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임자대교 개통 ‘전국 일일생활권’ 관광시대 열렸다

대광해수욕장·대둔산 등 명소

카약·스마트팜·드론체험 인기

대파·새우젓 전국 최고 특산물



올해 3월 임자대교 개통과 직통버스 운행으로 서울까지 ‘일일 생활권’ 시대가 열린 신안 임자도는 전남의 또 다른 ‘관광 효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모래사장이 12㎞ 펼쳐진 대광해수욕장과 용이 솟아올랐다는 용난굴, 단풍이 아름다운 대둔산, 조선 문인화의 대가 조희룡 유배지 등 내세울 관광명소가 한두 곳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는 쉬어갔지만 매년 4월에는 10만명 이상 관람하는 튤립축제도 열린다.

임자도 3개 마을을 묶은 ‘임자만났네 체험 휴양마을’은 연평균 매출 2억5000만~3억원을 기록하며 4000만원 상당 순수익을 내고 있다.

올해는 마을학교와 체험·숙박 프로그램을 펼친 결과 진리마을 주민 611명 중 30% 이상이 20~30대일 정도로 도시민 유입 효과를 거뒀다.

이 마을은 한국농어촌공사 목포·무안·신안지사가 임자진리 권역사업을 통해 지난 2017년 체험휴양 기반을 조성한 마을이다. 주요 활동으로는 갯벌 및 카약체험, 생존수영, 용난굴 탐방, 스마트팜 및 농업 체험, 드론체험 등이 있다.

최다 35명이 숙박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센터에 머무르며 ‘농촌에서 살아보기’ 체험도 할 수 있다. 임자만났네 커뮤니케이션 센터에는 마을 출신 11명이 상주하며 체험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대 청년 5명도 이곳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이들은 홀몸 어르신 생일상을 차려드리거나 찾아가는 노래방, 사진 촬영 등으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 식구가 된 강아지 ‘사월이’는 센터의 명물이 됐다.

임자도 특산물로는 대파와 전장포 새우젓이 꼽힌다. 임자도는 신안 전체 대파면적(1422㏊)의 절반 이상(805㏊)을 차지하고 있다. 60㎞에 달하는 임자도 해안선을 달리다 보면 바다만큼 눈에 띄는 광경이 넓게 펼쳐진 대파밭이다.

임자도 전장포 새우젓은 주민들에게 소중한 생활 유산이다. 새우는 모래가 많은 곳에 서식하고 알을 낳는데, 임자도 앞바다에는 모래가 많아 새우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제철은 5~6월로, 임자도 근해에서 잡은 신선한 새우를 전장포에서 바로 소금으로 절인다. 5도 안팎 저온에서 짜고 비린내가 없을 때까지 장기간 숙성시켜야 새우젓이 완성된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전장포 새우젓은 전국 최고의 명성을 얻게 됐다. 1970년대 도찬리 솔개산 기슭에 마련된 4개의 새우젓 토굴은 주민들의 자부심으로 남아있다.

임자만났네마을에 대한 농어촌체험휴양 정보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촌여행 공식 정보 포털 웰촌(welchon.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