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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호남 정치의 과제
2021년 01월 05일(화) 22:00
임동욱 선임기자 겸 서울취재본부장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밝았다. 올해는 그 무엇보다 정치와 민생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우선 4월에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내년 3월 치러지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에서 여야 모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4·7 보궐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여야 대선 주자들은 대권 도전 티켓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갈 것이다. 9월에는 민주당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최초로 전남 출신인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대권 티켓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11월에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결정된다. 여야 모두에게 ‘뜨거운 감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선 도전에 나설 것인지? 야권 통합 및 단일화는 가능할 것인지? 이 또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정치의 시간에는 민생이 맞물려 간다. 코로나 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후폭풍으로 민생 경제는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코로나 사태는 정치 전반의 변수가 아닌 상수로 자리 잡았다. 일단 코로나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정상적으로 이뤄진다면 여권의 정권 재창출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다. 반대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민생 경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한다면 야권의 정권 탈환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따라서 여야 모두 ‘민심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가라앉힐 수도 있다’는 격언을 되새겨 할 때다.

올해 광주·전남 정치권에는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 만큼 우선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미래를 위한 도전과 결집에 나서야 한다.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회에 진출한 지역 국회의원들은 거대 여당의 ‘모범생’ 역할에 그쳤다는 평가다. 시대에 대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과감한 도전보다는 지도부의 논리에 순응하고 주어진 역할에만 충실했다는 것이다.

물론 마냥 비난받을 일만은 아니다. 전체 18명의 의원들 가운데 17명이 초·재선이라는 점에서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어느덧 변방으로 밀린 호남 정치의 현실이 겹친다는 지적을 대하고 보면 서글퍼지는 대목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호남 정치가 ‘꿈도, 힘도, 길도 잃었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민주 진영의 심장이었던 호남 정치가 ‘시대의 선봉’에 서지 못하고 ‘시대의 비주류’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이 보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한 통찰력을 기르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과감한 정치적 결단에 나서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장 3월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 선출과 5월에 있을 원내대표 경선에서 호남 정치권의 영향력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의원들은 소통과 신뢰의 폭을 넓혀야 할 것이다. 운동권과 관료 등 출신의 간극을 소통으로 메우고, 신뢰로 정치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과거 지역 의원들의 상호 불신과 반목이 호남 정치 역량을 약화시켰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호남 의석은 전북까지 합쳐도 28석에 불과하다. 결집은 기울어진 운동장인 호남의 현실을 바로잡고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는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민생



차기 대선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호남 민심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잇는 4기 진보 정권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호남 민심과 함께 차기 대선에 나서야 한다. 이를 통해 4기 진보 정권을 출범시키고 국정 과제에 호남의 현안과 미래 비전을 담아야 한다. 호남의 백년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내년 대선 직후에는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호남의 미래를 위해 ‘될 성부른 나무’를 키울 수 있는 풍토도 미리 조성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으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실’이 반복될 수 있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라는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 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와 민생의 시간인 신축년은 호남 정치에 있어 ‘좋은 위기’가 될 수 있다. 호남 정치권이 치밀한 준비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