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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우주 운송시대 개막 화성 이주도 멀지 않았다
스페이스X, 유인 우주선 쏘아 올려
원자재 자체 생산·발사체 재활용
발사 비용 5000만 달러까지 낮춰
2023년 ‘민간인 달 여행’ 부푼 꿈
2020년 12월 01일(화) 22:00
‘스페이스X’ CEO 일론 머스크. /연합뉴스
미국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최근 또 우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스페이스X는 지난달 16일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유인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올려보냈다.

‘크루-1’라 명명된 이번 임무는 최초로 민간이 주도해 사람을 우주로 올려보낸, ‘민간 우주 운송 시대’ 막을 올리는 신호탄이었다.

1961년 구소련의 인류 최초 유인 우주선 ‘보스토크호’가 발사된 이후 60여년, 인류의 우주 역사를 새로 쓴 스페이스X의 역사를 짚었다.

스페이스X는 지난 2002년 미국 기업인 일론 머스크가 세웠다.

일론 머스크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CEO다. 그는 스페이스X 이전부터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사업 수완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1995년 인터넷으로 신문사에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해 4년만에 22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자금으로 1999년 ‘엑스닷컴’(x.com·페이팔의 전신)을 창업, 3년만에 시가총액 6000만 달러의 회사로 성장시켜 ‘이베이’(eBay)에 15억 달러를 받고 매각했다.

지난 2002년 5월, 일론 머스크는 3번째 창업을 결심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호손에 ‘스페이스X’를 창립한 그는 다음 목표로 ‘저렴한 우주여행’과 ‘화성 식민지 사업’을 내걸었다.

그는 로켓 개발·발사에 필요한 원자재 중 85%를 자체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작은 크기의 궤도 로켓을 중심으로 개발에 나섰다. 이후 2008년 9월 ‘팰컨 1’ 로켓을 지구 궤도에 쏘아올리면서 우주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값싸게 즐기는 우주여행

스페이스X는 ‘적은 비용’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2013년 스페이스X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궁극적인 목표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우주 여행의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적인 비용은 우주 산업에서 늘 걸림돌이었다. 2011년 퇴역한 NASA ‘우주왕복선’(Space shuttle)의 경우 한 번 쏘아올리는 데만 평균 13억 달러의 비용이 들 정도였다.

발사체만 보자면, 한 번 쏘아올리는 데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아틀라스V’는 1억 1000만달러, 보잉의 ‘델타 IV’는 1억 6700만 달러를 요구한다.

스페이스X는 발사체 ‘팰컨 9’의 발사 비용을 5000만 달러(600억원)까지 낮췄다. 지난 2011년 NASA가 발표한 ‘팰컨 9’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 비용도 4억 4300만 달러에 그쳤다.

비법은 로켓을 발사할 때 쓴 재료를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재사용 가능한 로켓 기술’이 개발된다면, 로켓 발사 비용을 500~700만 달러(55~77억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일론 머스크는 추진체에 주목했다. 이전까지 우주선 발사는 추진체의 연료를 소진한 뒤 단계별로 분리, 통째로 버리는 식으로 진행됐다. 스페이스X는 1단계, 2단계 추진체가 연료를 남긴 채 분리, 추락 위치·속도를 조절해 미리 준비된 무인 선박에 착륙하도록 설계했다.

시행착오 끝에 2015년 12월에 지상 착륙, 2016년 4월에는 해상 착륙에 성공했고 이어 2017년 3월 ‘재활용’ 로켓 발사까지 성공했다. 이후 총 발사 104회 중 착륙 67회, 회수한 발사체 재발사 46회를 기록하며 발사 비용을 꾸준히 낮춰 왔다.

◇화성으로 이주하는 날까지

발사체뿐 아니라 유인 우주선 ‘드래건’, 광대역 인공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 링크’ 등을 개발 중이지만, 스페이스X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종 목표가 ‘인류의 화성이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스타쉽’(Starship)을 개발하고 있다. 최대 탑승 인원이 100여명에 달하는 초대형 우주선으로, 화성뿐 아니라 먼 행성 간 탐사까지 염두에 둔 기체다. 이 기체는 개량을 거쳐 오는 2024년 달에 사람을 보내는 NASA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도 활용될 계획이다.

우주여행 상품도 청사진이 나왔다. 대표적으로 크루 드래건을 타고 우주비행사와 함께 떠나는 ‘스페이스 어드벤처’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2023년에는 ‘민간인 달 여행’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며, 일본인 억만장자 마에자와 유사쿠(前澤友作) 등과 이미 여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켓 재활용부터 민간인 우주여행까지, 스페이스X는 모두가 ‘어렵다’고 주저했던 일을 차근차근 성공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류의 화성이주’라는 다소 황당한 목표를 보고도 스페이스X의 행보에 기대를 걸게 되는 이유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