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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선고재판 중계·촬영 불허…국민 눈높이 못 미친 재판부
“공공이익에 부합 인정 어렵다”
5월 단체·시민단체 등 반발
2020년 11월 26일(목) 22:00
법원이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사건 재판에 대한 중계방송 요청을 불허했다. 선고 전 법정 사진·영상 촬영도 허락하지 않았다.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국민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사법부의 인식 수준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광주지방법원에 따르면 광주전남기자협회와 광주전남사진기자협회 등이 재판 중계와 선고 전 법정 촬영을 요청한 것과 관련, 내부 촬영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구두로 답변했다.

법원 측은 피고인 동의가 없고 불구속 상태로 1심이 진행 중으로 촬영을 허가하는 게 공공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현행 법정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은 ‘피고인의 동의가 있는 때에 한해 촬영 등을 허가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 동의 여부에 불구하고 촬영등 행위를 허가함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원의 결정에 5월 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5·18이 한국민주주의의 상징적인 민주화 운동으로 핵심 진상 규명이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재판에서 심리중인 헬기 사격 여부가 진상 규명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점, 5·18의 진실을 전 국민에게 알려 여전한 왜곡·폄훼를 중단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점 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민주당 조오섭·이형석 의원 등도 5·18에 대한 전씨의 책임과 역사적 중요성 등을 고려해 재판을 생중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직 대통령의 첫 법정 출석이나 선고 시 언론에 그 모습을 공개해 국민들이 볼 수 있게 했던 전례와는 사뭇 다른 점도 지적되고 있다. 헌정사상 형사 법정에 선 역대 대통령은 총 4명으로, 모두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돼 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6년 12·12 반란과 5·18 내란 살인 및 뇌물 등 혐의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횡령 등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과 삼성그룹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재판을 받았다. 탄핵 재판은 생중계됐다.

박재만 참여자치21사무국장은 “재판부가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판결의 의미를 간과 하고 있고 공익적 의미를 편협하게 잘못 판단 한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국민의 법 감정을 무시하는 결과를 내놓았다”고 비난했다.

김영훈 5·18유족회장도 “오월 단체 뿐 아니라 광주 전체가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정을 내린 재판부는 국민의 알권리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재판부의 이번 결정을 보면 재판부의 선고내용도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