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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에 쇠를 박으면 못 걷는다고?
2020년 10월 08일(목) 00:00
김 종 선 첨단우리병원 원장
최근에 새로 이사를 갔다. 우리 집에서는 나한테 벽에 나사를 못 박게 한다. 평생 공부만 한 사람이 언제 못을 박겠냐며, 어른들이나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대신 박아 준다. 사실 난 환자 허리에 천 개 이상의 나사못을 박아 봤는데도 말이다. 그런대도 어르신들의 마음 씀씀이에 감사할 뿐이다.

의학 역사상 허리병 치료에 쇠를 박기 시작한 것이 1970년도부터라고 하니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수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가 발표돼 있어 새삼 갑론을박하는 것 자체가 지금은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허리 수술을 하면 허리를 못 쓰게 된다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고, 허리에 쇠를 박으면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한다는 말도 환자나 보호자들에게서 듣곤 한다. 내 주위 환자 중에는 허리에 쇠를 박는 수술 후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본적이 없는데 말이다.

허리병의 근본적인 문제는 허리가 약해진 것이다. 허리를 구성하는 근육이나 뼈가 약해졌다는 얘기다. 근육이 약해지면 물리 치료, 스트레칭, 근육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뼈가 약해지면 뼈를 강화시켜주는 약물과 주사를 맞아야 한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뼈와 근육, 인대, 디스크 등을 강하게 만들 수 없을 때 약물 및 신경 주사 치료를 하게 되고, 이러한 적극적인 치료로도 호전이 안 되면 수술을 고려하게 되는 것이다.

허리 강화 운동으로는 맥킨지 운동을 추천한다. 인터넷에 나와 있으니 찾아보고 따라하면 좋겠다. 우리 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운동 방법이 나와 있는 그림을 넣은 설명서를 제공한다. 그림을 보고 열심히 따라하니까 허리가 좋아졌다는 환자를 만나면 뿌듯하다. 또 허리를 위한 최고의 운동은 수영이라 생각한다. 가능한 몸에 힘을 빼고 부드럽게 운동을 하면 허리와 관절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요사이 코로나19로 수영하기가 어려운 게 흠이다. 또한 접영은 허리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 허리나 목이 아프면 수영 자세를 교정하든지 접영을 아예 안 하는 게 좋겠다.

코로나19 방역 기간에는 바른 자세로 걷는 운동을 추천한다. 허리 근육은 바른 자세로 서 있기만 해도 운동이 된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는 것은 뼈가 안 좋은 것도 원인이 되지만 대부분은 허리 근육, 즉 기립 근이 안 좋아서 기립이 안 되고 허리가 굽어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허리 수술은 쇠를 박지 않고 진행이 된다.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만 제거하거나, 아니면 두꺼워진 인대 및 뼈를 깎아서 신경이 지나다니는 길을 넓혀주는 수술은 쇠를 박지 않고 증상 회복이 가능하다. 허리에 쇠를 박는다는 말은 척추 유합술(癒合術)을 의미하는데, 뼈가 흔들려서 불안정할 때 안정성을 주기 위해선 이 유합술이 필요하다. 또한 뼈와 뼈 사이로 허리 신경이 지나가는데 두 뼈 사이가 너무 좁아서 벌려 주어야 할 때, 수술 시에 나사못으로 뼈 사이를 벌리고 다시 안 좁아지게 유합을 시킨다.

척추 전문 의사들은 쇠를 박는다는 말보다 고정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허리뼈를 쇠로 고정할 때 골다공증이 있으면 고정되어있는 쇠가 느슨해질 수가 있다. 사과에 못을 박은 것과 콘크리트 벽에 못을 박는 것은 다르다고 비유적으로 설명을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쇠가 허리뼈에 잘 고정되도록 매일 맞는 주사와 일주일에 한 번씩 맞는 주사제를 사용한다. 이 주사를 3~6개월 정도 맞으면 쇠가 뼈에 비교적 잘 고정된다. 그래서 골다공증이 심한 노인에게도 수술을 고려할 수가 있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모든 수술이 전신 마취를 통해 이루어졌지만 필자의 경우에선 대부분의 수술을 부분 마취로 할 수 있었다. 허리에 쇠를 박는 수술도 마찬가지이다.

수술에 대한 많은 경험과 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척추 수술의 성공 확률이 85~95% 정도까지 올라와 있다. 내 몸에 맞는 약물, 주사, 수술 치료로 건강한 허리, 든든한 허리를 가꾸어 이 어려운 코로나 시대를 건강하게 극복하고 행복해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