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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에 알루미늄 공장 속수무책 화재…드론연습장은 쑥대밭
집중호우가 할퀸 광주·전남 처참한 상흔들
2020년 08월 12일(수) 00:00
11일 오후 곡성군 석곡면 농공단지 내 알류미늄 분말처리 공장에서 알류미늄 분말이 불타고 있다. /곡성=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집중호우가 휩쓸고 지나간 광주·전남지역 곳곳에는 수해의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폭우로 과도하게 습해진 대기가 오히려 화재의 원인이 되는가 하면, 수억원을 들인 드론 비행연습장이 초토화됐다.

이틀 간 6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담양에서는 침수로 인한 농작물 피해액이 600억원을 넘어섰다.



◇폭우로 화재진압 어려워=지난 10일 밤 9시께 곡성군 석곡면 농공산업단지 내 알류미늄 분말 처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소방당국은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알류미늄 분말은 물과 접촉하면 발화하는 성질이 있어 물을 뿌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신 소방당국은 단열용 인공 골재인 팽창질석을 살포해 진화 중이다.

하지만 불이 남아있는 공간에 접근이 어렵고, 온도가 높은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공장 내부의 알루미늄 분말이 타 없어져 자연소화되기만을 기다리면서 확산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화재가 난 공장 안에는 알류미늄 분말 900t이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소방은 물사용이 제한됨에 따라 곡성군에 모래를 요청해 살포하려 했으나, 공수된 모래가 계속된 비로 모두 젖은 탓에 폭발의 위험성이 있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과 곡성군 등은 계속된 비로 습해진 날씨 탓에 대기 중 수분과 알류미늄 분말이 반응해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장 관계자는 “대기 중에 노출된 알루미늄 분말이 자연발화 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이 일을 25년 동안 해왔지만 처음 보는 광경이다”고 말했다.



11일 집중호우로 ‘드론공원’ 외곽을 둘러싼 철제 펜스가 구겨지거나 유실됐다. <북구청 제공>
◇쑥대밭 된 드론 비행연습장=수억원을 들인 광주시 북구 ‘드론공원’도 폭우피해를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 7일부터 이어진 폭우로 영산강이 범람하면서 광주시 북구 대촌동 1만343㎡ 규모로 조성된 드론공원이 초토화가 됐다.

드론공원내 시설물들이 불어난 강물과 빗물로 인해 총 3억 3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드론공원 외곽을 둘러싸고 있던 가로 6m·세로 6m의 대형 이동식 철제 펜스 65개가 종잇장처럼 구겨지거나 유실됐다.

물이 빠진 공원 내부에서는 1000㎡ 면적에 설치된 점토블럭과 이동식 화장실이 자취를 감쳤다. 공원내 심어져 있던 510㎡ 면적의 인조잔디도 강물에 휩쓸려 갔다.

실기시험장 대기장소로 쓰이던 몽골식 텐트도 불어난 강물에 사라졌다.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지정, 드론 기술개발(R&D)사업 추진 등 드론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던 북구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당장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드론공원 운영은 잠정 중단되고, 드론자격증 시험도 화순소재의 전문교육시관에서 진행된다.

총 4억 5000만원이 들어간 북구 드론공원은 지난해 광주시 최초로 드론비행연습장으로 개장 하고,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지정하는 ‘드론공원’으로 선정됐다.

지난 5월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지정하는 드론자격증 상시 실기시험장으로 선정돼 드론자격증 시험을 위해 전주와 순천 등 타 지역을 방문했던 지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왔다.

광주 북구청 관계자는 “드론공원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피해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집중호우 할퀸 상처에 농민들 시름=이틀 간 최대 600㎜가 넘는 물폭탄이 떨어진 담양에서는 수백억원대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11일 담양군에 따르면 지난 7~8일 담양에 내린 집중호우로 농작물 1353㏊가 침수됐다. 세부적으로는 논 1000㏊, 원예 223㏊, 과수 130㏊ 등으로 피해액만 681억원에 달한다.

지난 7~8일 이틀 간 담양군에는 평균 546㎜의 장댓비가 내렸으며, 이중 봉산면에는 최대 641.5㎜의 폭우가 쏟아졌다. 당장 추석 출하와 추수를 앞두고 발생한 피해라 농민들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수북면에서 10㏊ 규모의 벼농사를 짓는 김재호(50)씨는 “벼농사를 20년째 짓고 있지만, 태풍이 왔어도 이정도까진 아니었다”며 “나락이 올라올지 걱정이다. 집중호우 전에도 날이 궂어 햇볕이 들지 않아 걱정이었는데, 물까지 차있다 빠진 상황이라 병충해도 생길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곡성=김민석·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담양=노영찬 기자 nyc@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