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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점 차 살얼음 승부, 김호령 시간이 시작된다
KIA 중견수 이창진 부상 빈자리 메워
타구 읽는 능력 탁월…호수비로 주말 NC전 역전승 발판
맷 감독 “믿음직한 선수”…세밀한 수비 플레이 호평
2020년 08월 10일(월) 05:00
김호령의 ‘쇼타임’이 다시 시작됐다.

KIA 타이거즈는 최근 부상 암초를 만났다. 팀의 톱타자 겸 중견수를 맡아준 이창진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던 이창진이 이탈하면서 김호령에게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승리를 지키는 것이다.

타격 슬럼프 때문에 한발 물러나 있던 김호령은 이창진의 부상으로 다시 주목을 받게 됐다. 지난 8일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는 극적인 역전승의 빛나는 조연이 됐다.

KIA는 이날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7회 1사까지는 지옥이었다.

NC 선발 라이트의 호투에 묶이면서 단 하나의 안타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안타는 물론 사사구, 실책도 얻지 못하고 7개의 탈삼진만 기록했다.

KIA 덕아웃에서 “이러다가 (퍼펙트게임 상대로) 역사의 한 획을 긋는 것 아니냐”는 자조적인 농담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빈틈 없던 라이트를 흔드는 중요한 한방이 나왔다. 0-2로 뒤진 7회말 1사에서 터커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7구째 148㎞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을 넘겼다. 퍼펙트와 노히트를 동시에 깨는 홈런이었다.

최형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나지완과 김민식이 연달아 안타를 만들면서 분위기를 살렸다. 이어 유민상이 역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으로 공을 보내면서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그리고 전상현이 8회 2사 1·2루에서 조기 출격해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지면서 ‘퍼펙트 위기’를 ‘극적인 역전승’으로 바꾸었다.

동점포의 터커와 역전 결승타 유민상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이날, 김호령이 빛나는 조연이었다.

최원준이 이날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나오면서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호령이 8회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1점의 승부를 지키기 위한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8회 불펜으로 나온 홍상삼이 첫 타자 노진혁을 2루수 땅볼로 잡았지만 모창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대주자 김성욱이 들어선 뒤 이원재의 타구가 멀리 외야로 뻗어나갔다.

2루타성 타구였지만 배트가 움직이자마자 스타트를 끊은 김호령은 정확히 포구지점으로 내달려 공을 낚아채면서 NC의 기를 꺾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바로 동점까지 가능했던 만큼 KIA의 승리를 지킨 귀한 수비가 됐다.

박수갈채를 받은 멋진 수비였지만 김호령에게는 ‘보통의 수비’였다.

김호령은 “솔직히 맞는 순간에 스타트를 끊으면서 잡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감독을 편안하게 하는 수비이기도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9일 취재진으로부터 “김호령은 공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데, 김호령의 수비를 어떻게 봤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통역이 입을 열기도 전에 윌리엄스 감독은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웃었다.

이어 “질문하자마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 같았다”고 이야기한 윌리엄스 감독은 “그런 타구는 배트 나오자마자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 정확히 파악하고 첫 스타트가 좋았다”며 김호령의 수비를 평가했다.

윌리엄스 감독을 웃게 한 김호령은 9일에는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기회를 맞은 김호령이 ‘김호령표’ 수비와 함께 시즌 초반 보여줬던 뜨거운 타격으로 이창진의 부상 공백을 지우고,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탤지 주목된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