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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흐르는 ‘충장로’ 옛 명성 다시 찾아야죠”
[‘30년 가게’ 63곳 동판설치·아카이브 사업 주도 여근수 충장로 상인회장]
1905년 조성 광주학생운동 발상지·80년 5월 아픔 새겨진 ‘광주 얼굴’
국제복장·한성일식 등 ‘오래된 가게’ 선정해 책 발간·재조명 사업 추진
2020년 07월 17일(금) 00:00
“30년 이상 이어온 오래된 가게는 충장로는 물론 광주의 역사와 함께해온 보배이자 문화자산입니다. 동구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오래된 가게 등을 토대로 광주 동구를 찾아오는 공간으로 재건해야 합니다.”

최근 ‘충장로 오래된 가게’(소년의 서) 발간과 오래된 가게 동판 설치 사업을 완료한 여근수 광주 충장상인회 회장은 ‘옛 영광의 충장로’ 재현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여 회장은 “충장로는 1905년부터 조성돼 지금까지 광주 시민과 함께 희로애락을 공유한 삶의 거리이자 문화의 거리”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역사에서 충장로가 지니는 무게와 상징성은 여느 도시 거리에 비할 바 아니다. 광주학생운동의 발상지이자, 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의로운 희생이 드리워진 곳이다.

광주의 도시 형성, 발전사에서 충장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일제시대 충장로 4, 5가는 조선인 상가로 조성됐으며 1, 2, 3가는 일본인들의 상가로 자리를 잡았다.

이번 ‘충장로 오래된 가게’ 발간은 동구 아카이브사업과 맞물려 있다. 도청 이전과 신도심이 생겨나면서 충장로를 비롯한 구도심은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실정이다. 동구청 지원을 받아 지난 11월부터 시작해 최근해 결과물이 책으로 발간됐다.

“외국 여행지에 가보면 100년 전통의 오래된 가게들이 많습니다. 충장로 상가에도 2대, 3대째 30년 이상 가게를 이어오고 있는 곳이 적지 않거든요.”

아카이브 사업을 위해 충장로 상인회는 오래된 가게 63곳을 선정했다. 국제복장, 한성일식, 보광당, 아씨주단 등 58개 가게와 지역은행이 포함됐다. 지역은행은 신한은행, 광주은행, 광주충장신협, 민물장어양식수산업협동조합 등이다.

오래된 가게를 선정하는데 상인회 이사(18명)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충장로에서 저마다 점포를 운영하는 이들로 ‘충장로가 살아야 광주가 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아카이브 사업에 앞서 충장상인회는 도깨비 골목 활성화에도 힘을 보탰다. 충장로 5가 쪽에 금과 은을 만드는 공방이 있었는데, 이 거리를 새롭게 단장했다.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이라는 이야기를 차용해 ‘도깨비 골목’이라고 지칭을 한 것이다.

충장로 5가는 60~70년대만 해도 호남지역 교통의 요지였다. 당시만 해도 금성여객, 장흥여객, 광주여객 등이 이곳을 드나들었다. 국도 1호선이 지나는 교통 원표가 이곳에 있었으며 광주은행(호남은행) 1호점과 신한은행(조흥은행), 우리은행(한일은행) 등 금융가로 호남 상권 1번지였다.

고향이 곡성인 여 회장은 지난 1976년 광주로 이주했다. 그러다 1982년 충장로에 들어와 지금까지 안경업(‘거북이안경’)을 해오고 있다.

“80년대 후반만 해도 충장로가 번성기였습니다. 지금은 예전의 향수를 떠올리기도 힘들 만큼 쇠퇴하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다행히 희망의 싹은 보인다. 오래된 가게 동판도 붙이고 아카이브 사업도 하면서 상인들도 호응을 많이 해준다고 한다. 작은 변화의 계기가 옛 영광을 재현하는 마중물이 됐으면 싶다.

“동구는 전일빌딩245를 비롯해 문화시설과 문화기관이 많습니다. 아시아문화전당을 중심으로 한 문화의 물결이 아래로 흘러 충장로 일대가 문화와 역사가 숨쉬는 공간으로 재도약했으면 합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