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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분권 정책이 지역 격차 되레 키워서야
2020년 06월 11일(목) 00:00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 분권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지역 간 격차는 되레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 등 낙후 지역보다는 수도권을 비롯한 인구 밀집 지역에 정부 예산이 집중 지원되면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일보는 재정 공시와 정보 공개 요청 자료 등을 토대로 최근 5년간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세입 예산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광주, 전남, 전북 등 호남의 국고 보조금은 1조 509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정부는 수도권에 4조 7369억 원, 영남권 3조 379억 원, 충청권에는 1조 1687억 원을 더 지원했다. 지방세와 지방 교부세까지 포함시킬 경우 수도권과 영남권의 증가액은 각각 9조 3523억 원, 6조 3201억 원으로 3조 3647억 원에 그친 호남권을 압도했다.

더욱이 낙후 지역 개발을 위해 도입된 국가균형발전 특별회계에 대한 구조 조정이 추진되면서 이 같은 불균형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이 회계의 절반인 3조 6000억 원을 지방 소비세로 이양하되 3년간만 과거 지원 규모를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 경우 한시 보전이 종료되는 2023년에 전남의 재원은 4000억 원이나 감소하는 반면 서울과 부산은 각각 2400억 원, 1900억 원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현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 분권 1단계 정책으로 수도권 등 인구가 많은 지역에 재정 배분이 집중되는 것은 지역의 낙후도보다 소비지수와 경제성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까지의 정책이 각 지자체의 재정에 미친 영향을 진단한 뒤 분배 기준을 재설정해야 마땅하다. 이 과정에서 낙후지수 가중치 상향과 지방교부세율 인상 등 호남권 지자체의 요청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