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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고향 등 서정적 어조로 그려
이보영 시조시인 ‘따뜻한 유산’ 펴내
2020년 04월 15일(수) 00:00
“나는 가끔씩 ‘나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해 본다. 나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으며 무엇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은 끊임없이 나를 향해 찾아가는 길이며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고 계속 걸어가는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해남 출신 이보영 시조시인이 세 번째 작품집 ‘따뜻한 유산’(고요아침)을 펴냈다.

이번 작품집에는 ‘비정규직’, ‘마중물’, ‘아버지의 뒷모습’, ‘물소리가 깃을 펴다’ 등을 주제로 모두 60여 편의 시가 수록도 있다. 특히 이번 작품집에는 ‘자전적 시론’이 실려 있어 시인의 작품 세계를 좀더 친근하고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시인이 지향하는 시조란 끊임없이 찾아가는 길로 정의된다. 또한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기억이 글을 쓰는 자양분이 됐으며, 힘들 때마다 흔들리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근원이라고 고백한다.

“뻐꾸기 목청 타고 송화가루 날리면/ 다랭온 쟁기질에 산그늘도 따라 울고/ 허기져 굽은 등으로/ 봄을 캐던 아버지// 풋보리도 다급해서 절뚝이며 넘던 고개/ 지금은 어디에서 봄이 온 줄 아시는지/ 뒷산에 진달래꽃은/ 금년에도 붉습니다.”

‘봄 회상’은 지난 시절 보릿고개 이야기를 담았다. 모내기를 위해 논에 물을 가두고 쟁기질을 하는 장면이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60, 70년대 보릿고개 이야기는 오래 전 시골 풍경이지만 시인의 원초적 자아 속에 남아 있는 강렬한 풍경이다.

한편 이보영 시인은 2002년 ‘시조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물소리가 길을 낼 때’ 등을 펴냈고 전남문학상과 전남예술상을 수상했다. 국제PEN광주시조분과위원장, 열린시조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