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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치닫는 광주형 일자리
현대차 등 주주들 주총에서 “광주시가 노동계 압박하라” 주문
노동계 협약 파기 속 대타협 아닌 “네탓” 공방 … 우려 목소리
2020년 04월 09일(목) 00:00
(주)광주글로벌모터스는 8일 오전 광주시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박광태 대표이사와 1대 주주인 광주그린카진흥원 등 각 주주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긴급 주주총회는 지난 2일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 협약파기와 광주형일자리 불참 선언에 대한 향후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최현배 기자choi@kwangju.co.kr
대한민국 첫 ‘노·사·민·정’ 대타협을 기반으로 태어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노동계와 사업주간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등 올 스톱될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현대차를 주축으로 한 투자 주주들이 “노동계 등이 참여하는 ‘노사상생발전 협정서’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주주총회를 소집해 사업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며 노동계를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노동계를 다시 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주주총회에서 되레 노동계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역사회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8일 광주시와 ㈜광주글로벌모터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4시간여동안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박광태 ㈜광주글로벌모터스 대표이사와 1대 주주 광주그린카진흥원(광주시), 2대 주주 현대차 등이 모여 긴급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총 37개 주주사 중 26개 주주사 대표가 참석한 이날 긴급 주총은 지난 2일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 협약파기와 광주형일자리 불참 선언에 따른 대응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러나 주총에선 불참을 선언한 노동계에 대한 성토와 함께 1대 주주인 광주시의 책임과 향후 대책을 묻는 질타들만 쏟아졌다.

특히 이날 주총에선 2대 주주인 현대차와 관련 부품사들이 주도권을 잡고, 광주시 등에게 노동계를 압박하는 대책 마련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1대 주주인 광주시는 “일단 노동계를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2대 주주인 현대차를 따르는 일부 주주사(부품사 8곳)들은 “차라리 사업을 접자”며 고성까지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광주글로벌모터스 주주들은 장시간 격론 끝에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일자리를 외면하는 노동계의 협약파기 선언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과 함께 ‘오는 4월 29일까지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이행 및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사업진행 여부 등의 조치를 주주총회를 소집해 결정한다’는 결의내용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는 4월 29일까지 노동계가 참여하지 않을 경우 ‘광주형 일자리’ 사업 포기 등도 불사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시민사회단체 등에선 이날 주총에서 노동계와의 상생의견은커녕 사업포기 등의 말까지 오간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있다. 임선진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광주형 일자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기본 상생 정신마저 무시하는 주주들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면서 “이제는 정부와 민주당이 직접 나서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을 위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일단 9일 오후 2시 예정돼 있는 올해 첫 노사민정협의회에서 긴급 주총 결과를 안건으로 상정하고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