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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2040]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예술
2020년 04월 06일(월) 00:00
이 선 위민연구원 이사·이강하미술관 학예연구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가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된 이후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은 임시 휴관으로 문을 닫게 되었다. 휑해진 도시와 동네에서 마주치는 마스크를 쓴 표정을 알 수 없는 사람들.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진실과 관계를 지속할 수 있나? 우리의 평범한 일상과 행복들이 사라졌고, 말도 안되는 전염병 영화 주인공처럼 우왕좌왕하며 매일 울려대는 재난 문자에 마음 졸이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줄을 서고 있다.

우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머릿속이 메말라 가고 기분이 한없이 처진다. 막연한 현실에 대한 갈증 속에 예술은 어떤 의미로 전달될까? 우리는 사회 속에서 어떤 존재이고, 어떤 바이러스로 살고 있었을까?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만든 잠시 멈춤의 시간 안에서 우리는 천천히 우리를 들여다 보게 되었다.

미국 칼럼니스트 제니퍼 라이트는 저서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에서 위생과 보건 환경이 취약했던 20세기 이전 역사와 20세기 이후에도 계속되는 신종 바이러스들의 공격에 대처하는 인간성 수호의 현재 문명 모습과 역사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처럼 많은 철학자와 예술가들이 시대적 재난과 불안의 위기를 기회 삼아 자신만의 시각으로 기록하고 기억하기 위해서 마지막 남은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작업들을 쏟아내기도 한다.

지금의 우리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의심하며 각종 바이러스와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한다면 문명적 위기에 대한 감성적 위로와 면역력을 ‘순수한 예술’로부터 찾아야 한다. 우리는 어떻게 예술을 통한 회복 방식을 찾으려 노력해야 할까? 우리는 예술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바라고 있는 것일까? 결국 나는 무엇을 느끼려고 하고 있나?

예술(art, 藝術)은 우리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시작된 고귀한 즐거움이자 정신적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주는 행위다. 바쁜 일상 속 출 · 퇴근길이나 점심시간 짬짬이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들고 신문을 통해, 핸드폰 웹 기사를 통해, 가볍게 또는 무겁게, 꽉 막힌 현실에서 지친 마음을 잠시 안아줄 예술의 존재를 확인하며 그 의미를 마음껏 느껴 보면 어떨까? 우리가 느끼는 예술을 전해 주는 예술가는, 과거나 지금이나 혼탁하고 혼란한 시대에도 예술을 확인하고 예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작품을 만들어 냈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영혼과 정신을 끌어 모아 만들어 내는 작품들은 우리에게 그림으로, 글로, 음악으로, 더 다양하게 보여지고 느껴지게 될 것이다.

우리의 의지대로 예술과 그림은 바라보는 것만큼 보이고, 그만큼 마음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부족함이 없는 요즘 시대에 마주하는 마음의 결핍으로부터 벗어나고 다시 채워 나가는 것, 그것이 나는 예술이 되길 간절하게 바라며 일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아서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고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순간에도 나는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근본적이거나 기원적인 ‘예술의 존재와 의미’를 믿고 있다.

눈이 아닌 진정한 마음으로 보는 예술 작품들은 예술가의 작업에 대한 영감과 확신으로부터 시작된다. 과거 예술가들과 현재 예술가들, 그들이 마주했던 시대와 주관적인 관점에서 탄생된 작품들은 소중한 문화 자원으로 남아 허무하고 공허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다양한 삶의 좌표나 의미로서 ‘예술의 존재와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