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온라인 강의는 처음이지?
2020년 03월 25일(수) 00:00
[이 병 우 단국대 교양대학 외래교수]
미증유의 사태,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학교 교육도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 실시 2주째인데 벌써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불만 사항을 종합해보면 두 가지 문제로 압축됩니다. 하나는 전달에 관한 사항이고 다른 하나는 콘텐츠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것은 비단 온라인 강의뿐만 아니라 모든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핵심 요소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온라인 강의에 대해서 반기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특히 원거리 통학을 하는 학생들에겐 희소식일 수 있겠죠. 그런데 막상 접해 보니까 불만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등록금 반환 연대까지 결성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에 대한 준비 부족과 과제만 부과하는 경우에 특히 불만이 큰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불만의 소리입니다. “교수님이 수업을 안 하시고 수업 자료만 게시판에 올리셨어요. 각자 공부하고 과제까지 내야 해요. 이럴 거면 혼자 책 사서 공부했지, 왜 비싼 등록금 내고 대학에 다니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와 강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엔 동영상 강의로 인한 애로 사항으로 가득 메워져 있습니다. “어떤 툴을 이용할지, 장비는 어떤 것을 이용해야 할지, 동영상 구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는 내용부터 동영상 강의 제작 팁을 주는 내용도 다수 올라와 있습니다. 유튜버들은 이런 교강사들을 위해 간단 동영상 제작 방법을 발 빠르게 수십 편 올리고 있습니다. 역시 요즘은 유튜브로 검색하는 시대입니다. 저도 여기저기 방문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얼굴과 함께 내보내니까 보기에 부담스럽다고 하고, 얼굴을 빼고 녹화했더니 단순 동영상이라 학습 느낌이 안 난다”는 학생들의 반응에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하는 글도 올라와 있습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니까 맞추기가 쉽지 않겠죠. 이 분야의 전문가의 연구에 따르면 얼굴을 넣은 강의 동영상이 학습 효과는 더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생각하기에 얼굴이 나오면 이렇게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좀 봐주자 하는 생각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잘 만드는 것보다 성의껏 만드는 것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겠죠.

이번 비대면 강의를 준비하면서 얼굴을 보고 말하는 것이 훨씬 간편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온라인 강의 준비가 시간과 에너지가 몇 배 더 필요하니까요. 대학에서 요구하는 기준은 오프라인 강의 50분이면 동영상으론 25분입니다. 이 25분짜리 동영상을 몇 개 만들어야 하는데 제작이 만만치 않습니다. 자체 제작한 영상을 보고는 반성을 많이 하게 됩니다. 특히 발음과 말투, 쓸데없는 ‘어~, 음~’ 하는 중간어 사용, 말하다가 갑자기 방향 틀기 등등... 유명 강사들의 인강을 보고 자란 대학생들이 이런 영상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저도 가장 만들기 쉬운 PPT 툴을 이용해서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채널로는 학교 이러닝 클래스에 공지 사항을 올리고 동영상은 유튜브에, 과제 제출 및 피드백은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는 처음인지라 솔직하게 개방하고 학생들의 피드백을 수시로 받으면서 조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젠 교강사들도 1인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강의 상품 품질을 높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19세기 교육 시스템으로, 20세기 선생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실에 대해서 자성의 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역설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위기를 통해 배운 것을 현장에 적용하고 새로운 세상을 위해 준비하는 자에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