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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
2020년 03월 13일(금) 00:00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유명인이나 연예인들은 수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선뜻 쾌척하고, 보통 사람들도 돼지저금통을 털어 나온 동전을 아낌없이 내놓는다.

진정한 기부와 정성이 무엇인지를 알려 주는 일화로는 불교 경전에 나오는 ‘빈자일등’이 유명하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은 ‘가난한 자의 등불 하나’라는 뜻이다. 불경인 ‘현우경’(賢愚經)의 ‘빈녀 난타품’(貧女 難陀品)에 보인다.

석가모니가 사위국(舍衛國)에 머물고 있을 때의 일이다. 국왕을 비롯한 신하와 만백성이 정성껏 공양을 했다. 특히 왕은 수만 개의 등불을 켜서 바쳤다. 이때 ‘난타’라는 가난한 여인은 수중에 가진 게 하나도 없었다. 그녀는 하루 종일 구걸에 나서 마련한 딱 한 푼의 돈으로 기름을 산 뒤, 등(燈) 하나를 손수 만들어 공양했다. 하룻밤이 지나자 모든 등불은 기름이 다해 꺼졌지만, 난타가 바친 등불은 계속 빛을 발했다. 나중에 석가는 그녀를 비구니로 받아들여 제자로 삼았다고 전해진다. 여기에서 ‘부자만등(富者萬燈)보다 빈자일등(貧者一燈)’이란 말이 나왔다. 어떤 일을 함에 있어 물질의 많고 적음보다는 정성과 마음이 소중하다는 뜻이다.

성경에 나오는 ‘가난한 과부의 동전’도 유명하다. ‘빈자일등’과 흡사한 내용인데 루가 복음에 보인다. 어느 날 예수님이 헌금함에 부자들이 돈을 넣는 것을 보고 계셨는데, 마침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작은 동전 두 닢을 넣는 것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헌금함에 돈을 넣은 사람 가운데, 이 가난한 과부가 어느 누구보다도 많이 넣었다. 모두 넉넉한 데서 얼마씩을 떼어 예물로 넣었지만, 이 과부는 가난한 가운데서 가진 것 모두를 바친 것이다.”

동전을 모아 1억 원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못 이룰 바도 아니다. 누군가 기부한, 비닐봉지에 동전이 가득 담긴 사진 뉴스를 보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온정이 모이면 코로나19와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도 금방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채희종 사회부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