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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직격탄 맞은 지역 연극계 ‘연극의 해’ 도약의 꿈 무너지나
한국연극협 ‘연극의 해’ 재검토 요청
예산 21억, 피해연극인에 지원 촉구
광주연극제 예선·본선 6·8월로 연기
공연 줄줄이 취소·배우는 강제 휴가
2020년 02월 28일(금) 00:00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를 ‘2020 연극의 해’로 정했지만 연극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사진은 푸른연극마을의 ‘옥주’.
올해를 ‘2020 연극의 해’로 지정하고 도약을 꿈꾸던 연극계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지며 직격탄을 맞아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연극의 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0년 이어령 문화부 장관이 매년 특정 장르를 지정해 집중 지원하겠다며 마련한 ‘예술의 해’ 사업의 첫 번째가 1991년 ‘연극·영화의 해’였다. 이어 춤의 해, 책의 해, 국악의 해, 미술의 해, 문학의 해가 시행됐다. ‘연극의 해’는 29년 만에 단독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최근 한국연극협회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연극의 해’를 전면 재검토하고, 관련 예산 21억원을 코로나19 피해 연극인 지원에 사용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면서 올해 연극의 해가 제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급변해 전국 각지에서 연극을 업으로 하고 있는 연극인들의 고통이 계속해서 들려 온다”며 “배우·스태프 등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연극의 해 예산을 사용할 것”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안했다.

협회는 현재 연극단체 피해사례를 모집중이며 지난 19일까지 전국 40개 단체가 공연 취소나 연기, 관객 감소로 인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오태근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연극의 해가 지정돼 붐업되고 기뻐해야 하는데 현장에선 시작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극의 해 행사를 만들기보다 관련 예산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당한 연극인을 골고루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 연극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광주연극계도 연극제가 미뤄지는 등 타격을 받고 있다.

광주연극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에 계획된 광주연극제 예선이 6월로 미뤄졌으며 6월에 열릴 예정이던 본선도 8월로 연기됐다. 지난해 12월 광주연극제에 참가할 극단이 3팀으로 결정됐고, 1~2월 준비기간을 거쳐 3월 예선에 오르기로 했지만 전면중단된 상태다.

광주연극협회 원광연 회장은 “3월 열리는 광주연극제를 시작으로 광주의 모든 연극이 활성화되는데 코로나 19로 올스톱 됐다”며 “광주연극제는 상반기 가장 큰 행사로 배우, 스태프 등 모두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는데 강제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등 광주문화재단이 진행하는 공모사업과 광주 5·18 민주화운동 40주기를 위해 마련된 공모·육성사업에 지원했던 극단들은 심사, 결과발표 등이 미뤄지고 있어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연극협회는 또 ‘2020 연극의 해’와 관련해 한국연극협회를 비롯해 전국의 연극협회와 연합으로 진행하는 페스티벌 형식의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고 밝혔다.

원 회장은 “광주시 측에 ‘2020 연극의 해’ 관련 행사 진행에 대해 논의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한국연극협회가 연극의 해를 연기하는 등 재검토하자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도 연극의 해를 진행한다면 작은 행사라도 준비할 생각이지만 코로나 19때문에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0 연극의 해’는 지난해 문체부가 국립극단 창단 70주년인 2020년을 연극의 해로 지정하고 침체된 연극의 부흥을 위해 연극인들이 단합하고 다양한 연극 행사가 열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