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 지역 입국자 건강체크 강제 못해 ‘검역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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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 지역 입국자 건강체크 강제 못해 ‘검역 구멍’
오염지역 중국만 지정 한계
2020년 02월 05일(수) 00:00
4일 무안공항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입국자들이 검역장 앞에서 건강상태 질문서를 작성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4일 발생한 광주 첫 확진자가 태국 여행을 마치고 무안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무안공항도 비상이 걸렸다. 태국에서의 2차 감염 첫 사례라는 점에서 질병관리본부도 감염 경로를 명확히 파악하지 못하면서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 오염지역으로 유일하게 중국만을 지정, 태국 등 제3국 방문 여행객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감염증 관련 건강체크리스트 등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태국에서의 감염이 확실한 경우 동남아가 ‘검역 구멍’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날 전남도에 따르면 확진자는 지난 19일 오전 8시 제주항공 비행기로 무안공항에 도착했으며, 당시 비행기 안에는 탑승객 166명, 승무원 6명 등 172명이 동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잠복기가 짧게는 2일, 길게는 14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까지 고열 등 이렇다할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승무원 등 항공사 관계자가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 안이나 공항이 아니라면 이번 확진자의 감염 장소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은 태국으로 볼 수 있다. 사실이라면 이번 확진자는 오염지역이 아닌 곳에서 감염된 첫 사례로, 정부의 검역체제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 당장 무안공항의 경우 운항이 중단된 중국 노선 3개를 제외한 14개 노선이 운항 중이다. 태국 방콕(주 4회)을 포함, 베트남 다낭(주7회), 대만 타이베이(주 5회), 필리핀 세부(주5회) 등이다. 동남아 위주 노선으로 모두 합치면 주 50회 국제선이 운항 중이며, 이들 지역에서 모두 중국 관광객들과 접촉이 가능하다.

게다가 질병관리본부 무안국제공항 검역지소는 광주 첫 확진자가 입국 당시 ‘무증상’이었다는 점에서 모니터링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무안공항 검역지소는 입국자 이상 여부 확인을 위해 열감지 카메라를 2대 운영 중이나, 광주 첫 확진자 입국시 고열 등 이상 징후가 없었기 때문이다. 열감지 카메라는 표준 체온인 섭씨 36.5도 보다 1도 이상 높으면 신호음이 울리도록 설계돼 있다.

또한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질본에서 오염지역으로 지정하고 검역을 강화한 지역이 중국으로 한정돼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질본 검역소는 감염병 오염지역으로 지정된 국가를 여행하고 온 입국자를 대상으로 ‘건강체크리스트(답변서)’ 작성을 요구하는데,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염지역으로는 오직 중국만 지정돼, 태국 등 중국 이외 국가 여행객에게는 건강 체크리스트 작성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질본 무안공항 검역지소 관계자는 “태국에서 2차 감염자가 나와서 질본에서도 적잖이 당황하는 상태다. 확진자 규모 등이 한국과 태국이 비슷한 상황으로, 여행자가 감염될 확률이 작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선 우호관계 등을 감안해 태국 방문 입국자에게 건강체크리스트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오염지역 지정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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