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요! ‘일삼공’ 하루 세끼 공깃밥 먹기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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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해요! ‘일삼공’ 하루 세끼 공깃밥 먹기 운동
2020년 02월 03일(월) 00:00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주 오래되고 먼 얘기인 것 같지만 쌀이 8200년 전부터 식량으로 쓰여 인류와 함께한 역사를 감안한다면 지금으로부터 50년 전에 소원했던 흰 쌀밥은 아주 가까운 시절의 얘기이다.

그렇다면 나는 흰 쌀밥을 얼마나 먹고 있을까? 1970년대 연간 1인당 136.4㎏에 달했던 우리나라의 쌀 소비량은 2000년대에 들어와 서구화된 식생활 변화와 라면 등 대체 식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최근 60㎏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쌀 산업 전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 과거 주요 쌀 생산국이었던 필리핀, 국제미작연구소(IRRI)가 있고 3모작도 가능한 필리핀이 지금은 세계 최대 쌀 수입국이 된 사례는 생산 기반이 한번 무너지면 원상 복구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 농업 정책에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쌀은 국가의 안보와도 직결된다. 이것이 바로 식량 안보다. 식량 안보는 국가가 천재지변 등과 같은 각종 재난, 전쟁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일정 수준의 식량을 소비할 수 있도록 적정 식량을 보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50% 내외로 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국가간 식량 관련 분쟁이 발생한다면 식량·곡물값은 폭등 할 것이다. 막대한 추가 비용은 물론 국가 식량 안보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최근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반도체 핵심 소재의 수출을 규제하면서 혼란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우리의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국적 불명의 인스턴트 식품을 우리 쌀과 우리 농산물로 채워야 한다. 밥을 먹게 되면 다른 우리 농산물도 자연스럽게 소비가 더 늘어날 것이다. 누구누구 할 것 없이 더 늦기 전에 지금부터 쌀밥 먹는 습관을 시작해야 한다.

전남 농협은 국민들의 쌀에 대한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보고 올해 ‘함께해요! 일삼공 하루 세끼 공깃밥 먹기 운동’을 국민적 운동으로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 이 운동은 첫째로 우리 쌀이 처해 있는 어려움과 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국민들로 하여금 주식인 쌀을 조금 더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우리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이다. 2020년 국민 밥쌀용 총 소비량은 302만t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 국민이 인스턴트 식품을 줄이고 1인당 하루에 밥을 한 공기만 더 먹는다면 491만t으로 늘어난다. 189만t의 쌀이 추가로 소비되는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이는 매년 반복되는 쌀 공급 과잉을 해소하고 ‘논 타작물 재배’ 정책 등 쌀 수급 조정에 따르는 막대한 정부의 재정 지출과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적정한 쌀값이 유지돼 안정적인 농업인 소득 보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둘째, 쌀값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지난 5일자 쌀값은 20㎏ 기준 4만 7561원(통계청)이었다. kg당 2378원인 셈이다. 지난해 정부는 쌀 목표 가격을 5만 3500원(20㎏)으로 확정 발표했다. ㎏당 2675원이다. 현재 쌀값은 정부의 목표 가격에 못 미친다. 농민들은 각종 영농비를 감안해서 최소한 ㎏당 3000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밥 한공기 100g은 30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요즘 자판기 커피값은 400원, 한 잔 커피값도 안 되는 쌀값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합리적인 가격 결정을 위한 사회적 합의가 있기를 바란다.

셋째, 쌀이 가지고 있는 기능적 우수성에 대해 적극 알리고자 한다. 쌀에는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질, 무기질, 비타민 등 우리 몸에 좋은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저하 효과, 비타민E와 같은 황산화제 다량 함유로 노화 방지, 동맥경화 예방, 비만·당뇨·돌연변이 억제, 대장암 예방 등 많은 기능이 있다. 쌀이 건강을 상징하고, 밥이 건강임을 알리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넷째, 국민들이 안심하고 드실 수 있도록 안전하고 품질 좋은 쌀을 제공한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밥맛이 좋은 우수한 품종을 발굴하고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우리 쌀의 품격을 높이고자 한다.

‘함께해요! 일삼공 하루 세끼 공깃밥 먹기 운동’은 우리의 건강과 국가의 식량 안보를 지키는 운동이다. 지금도 먼 미래도 쌀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쌀 밖에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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