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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롯데마트 ‘무단 전대 환원금’ 제대로 활용 못해
4년간 52억 받아 28억 쓰지 않고 낮잠, 연구용역엔 2억 ‘펑펑’
롯데, 10년간 130억 사회 환원키로 광주시와 2016년 약정
2020년 01월 21일(화) 23:00
2016년 무단 전대(轉貸·재임대) 사실이 드러난 롯데마트 풍암점. 롯데쇼핑은 2007년부터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던 중 무단 전대 사실이 드러나 시민에 사과하고, 10년간 총 130억원을 환원하기로 광주시와 약정했다. <광주일보 자료사진>
광주시 서구 풍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운영되고 있는 롯데마트 매장의 무단 전대(轉貸·재임대)와 관련해 롯데쇼핑이 광주시에 지급한 사회환원금이 적절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년부터 4년에 걸쳐 받은 52억원 중 28억원은 용처를 정해놓고도 집행하지 않고 쌓아두고 있으며, 환원금 집행을 위한 용역에만 2억원을 펑펑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16년 말 10년간 매년 13억원, 모두 130억원을 환원하기로 광주시와 약정했다. 롯데쇼핑이 2007년부터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대형마트를 운영하던 중 무단 전대 사실이 드러난 게 단초가 됐다. 당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롯데쇼핑과 광주시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었고, 롯데마트 김종인 대표이사가 광주시를 찾아 시민에 사과한 뒤 후속 조치로 무단 전대 시설 철거와 함께 사회 환원금 납부를 제시한 뒤에야 여론은 잠잠해 졌다.

광주시는 시민협의체를 꾸려 환원금을 매년 위기 청소년 지원사업에 10억원, 청년 지원사업에 3억원을 쓰기로 했다. 2016∼2019년 4년간 롯데쇼핑이 지급한 52억원 가운데 40억원은 위기 청소년 지원사업, 12억원은 청년 주거복지 지원사업비로 분류됐다.

광주시는 위기 청소년 지원을 위해 2층 규모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 남녀 청소년 회복지원 시설을 1곳씩 마련했다. 위기 청소년 지원사업은 학교를 중도 포기한 청소년의 자활 등을 돕는 것이다. 청소년 회복 지원시설은 소년법 1호 처분(감호위탁)을 받은 청소년에게 주거, 상담, 학업, 자립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그러나 40억원 중 28억3000만원은 용처가 정해졌음에도 활용되지 않은 채 청소년 육성기금으로 예치 중이다. 청년 주거복지 지원사업비 12억원은 전액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10억원은 도심 재생 지역 건물 등을 매입해 청년에게 임차하는 ‘청년 드림 주택’ 리모델링에 지출됐다. 나머지 2억원은 청년 주거 서비스 지원사업 연구 용역에 사용됐다.

용역은 청년 주거 관련 정책조사, 청년 주거실태 및 의식조사, 청년 주거 조성을 위한 부지조사 등을 내용으로 했으나 비용 2억원은 지난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용역 내용 상당부분이 과거 통계, 타 자치단체 정책 내용을 비교했다는 점, 전체 사업비 대비 용역비용 등을 고려한 비판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롯데쇼핑 환원금을 적기에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 기구를 구성하거나 청소년 육성위원회에서 논의해 기금을 적절하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