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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후 종아리에 통증? … 하지동맥 검사 해보세요
[건강 바로 알기 - 하지 말초동맥폐쇄질환] 유영선 조선대병원 혈관외과 교수
발이 차갑고 조그만 상처도 잘 낫지 않는다면 일단 의심
동맥 좁아져 혈류 줄어드는 게 원인 … 심하면 괴사까지
2020년 01월 12일(일) 23:00
조선대병원 혈관외과 유영선 교수가 혈관이 막힌 환자를 상대로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제공>
다리가 아프면 어느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까? 흔히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를 생각하기 쉽다. 틀린 선택은 아니다. 다리 자체 근육이나 인대, 관절의 문제가 있거나 흔히 디스크라고 불리는 척추신경의 압박 증상으로 다리에 방사통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동맥경화가 원인=일반적이지는 않지만 드물지 않게 혈관문제로 인해 다리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동맥경화나 석회화 같은 혈관의 변화로 동맥이 좁아져 혈류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 활동을 하면 다리 근육으로의 혈류가 줄어들어 일정량 이상의 보행을 하게 되면 통증이 나타난다. 반면 휴식을 취하게 되면 다리 근육으로의 혈류가 다시 유지되어 통증이 줄어든다. 그 정도가 더 심할 경우 발의 냉감이 심해지고 조그만 상처가 생기거나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더 심하면 괴사가 진행되고 결국에는 다리를 절단하는 지경에까지 이를 수 있다. 이러한 혈관의 상태를 ‘말초동맥폐쇄질환’이라고 한다.

최근 외래 진료실에서 만났던 60세 김 모 환자도 이러한 경우였다. 1년 전부터 보행 후 다리에 통증이 있었지만 운동을 많이 해서 다리에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만 생각하고 지켜보다 최근 그 정도가 심해져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니 하지동맥이 많이 좁아진 상태였던 것이다.

이러한 말초동맥폐쇄질환의 근본원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동맥의 동맥경화이다. 때문에 다리 혈관에만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질병도 동맥의 동맥경화와 같은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폐쇄질환이 언제든 겹쳐서 나타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검사(발목 상완지수 측정)=위와 같은 증상이 있는 경우 가장 먼저 해 볼 수 있는 검사는 발목상완지수 측정이다. 발목상완지수 검사는 혈압을 측정하는 원리를 이용해 팔과 발목의 혈압을 측정하여 그 비율을 보는 것인데, 그 측정값이 0.9 이하일 때 말초동맥폐쇄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요즘은 측정을 간편하게 할 수 있고 자동으로 비율이 계산되어 나오는 장비들을 의원이나 중소병원 급에서도 구비하고 있어 비교적 쉽게 측정해 볼 수 있다.

이러한 검사에서 비정상적인 소견이 보인다면 다음으로 하지혈관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혈관 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도 있긴 하지만 혈관전체를 한 번에 볼 수 없고 시술이나 수술을 계획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요즘은 대부분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CT검사를 바로 한다.

CT 검사를 해서 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힌 부분이 확인된다면 막힌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크게 시술과 수술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치료(혈관 스텐트 삽입술)=병변이 좁아지거나 막힌 정도 혹은 그 길이가 길지 않은 경우라면 혈관 안으로 접근하여 혈관을 넓혀주는 풍선 확장술, 스텐트 삽입술 시술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할 경우는 좋지 않은 부분을 우회해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는 혈관우회술이나 병변 자체를 제거하는 죽종제거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는 전신마취와 피부절개를 해야 하므로 일반적으로 회복기간이 시술보다는 더 길다. 요즘은 병변이 복잡한 경우 시술과 수술을 동시에 시도해 치료를 하는 하이브리드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시술이나 수술을 하게 되면 아스피린 같은 항혈소판제를 복용해 시술 부위에 혈전이 생기거나 다시 혈관 안쪽이 좁아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같은 위험인자를 갖고 있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이러한 위험인자들이 조절될 수 있도록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점점 추워져 활동을 많이 하지 않고 웅크려들기 쉬운 겨울이다. 하지만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은 심혈관질환 예방의 기본이다. 한참 운동을 한 후 다리가 아프거나 발에 생긴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면 말초동맥폐쇄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채희종 기자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