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모르는, 아내만 아는 질병 산후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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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모르는, 아내만 아는 질병 산후풍
2019년 11월 28일(목) 04:50
아이를 출산한 이후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거나 궂으면 뼈 마디가 시리고 아파서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아진다. 하지만 산후풍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양방병원에서 관절 검사를 받은 뒤, 이상 소견이 없으면 간헐적으로 진통제만 복용하다 치료가 안 돼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후풍은 출산이나 유산 이후 이른바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오는 여러 증상들을 통칭하는 속어로, 민간에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 표준 질병 사인 분류에 ‘산후풍’으로 공식 인정받은 진단명이자 병명이다.

출산 이후 몸에 냉기가 돌거나 관절 이곳저곳이 아프고, 온몸에 찬바람이 부는 듯 시리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산후풍을 의심할 수 있다. 보통 산모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아프다”고 표현한다. 통증의 경우 매우 주관적인 표현이어서 산모마다 통증의 묘사가 다른데 ‘시리다’ ‘화끈거린다’ ‘저리다’ ‘꾹꾹 쑤신다’ ‘통증 때문에 힘이 안 들어간다’ ‘뻣뻣하다’ 등이 모두 산후풍의 통증을 표현하는 말일 수 있다.

또 자율 신경 기능 실조 증상으로 땀이 비 오듯 흐르거나 체온 조절이 잘 안 되고 시리거나 덥다고 느끼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러한 증상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우울감이나 불면증 등이 나타나 산후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산후풍의 원인은 ‘산후에 바람이 들어왔다’라는 뜻 그대로 산후조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냉기에 노출됐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우리 어머님들 세대 때와 달리 산후조리 환경이 좋아진 덕분에 이 같은 이유보다 임신 전후 생활 습관으로 인해 비틀어진 척추, 골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활동량이 적은 데다 컴퓨터나 스마트 폰의 사용량이 많아 바르지 못한 자세로 오래 앉아 일을 하다 이미 척추나 골반이 비틀어진 상태에서, 출산 후 육아로 인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면 기존의 통증과 함께 산후풍이 동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출산 후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출산 후 백일 동안은 에어컨과 같은 직접적인 찬바람을 쐬지 않는 것이 좋고, 산후 스트레칭으로 골반이 틀어지지 않게 신체를 바로잡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산후에는 관절을 무리하게 쓰지 않아야 하며 임신중 불어난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은데, 산후 비만은 산후풍이나 산후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산 후 무분별한 민간 치료에 현혹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산후풍에 좋다는 뜸을 과도하게 받아 온몸에 화상 자국을 입고 내원하거나 수유 중 과도한 홍삼 복용, 빈혈이 있는 산모가 호박즙만 열심히 복용하며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체질에 따라 복용 가능한 약재나 식품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해 자신의 체질이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받고 치료해야 한다.

산후풍은 애 낳은 사람이 무조건 얻는 병은 아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쉬는 것이 산후조리를 잘하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체질과 산후조리 환경을 잘 살펴야 한다.

또한 산후풍 증상이 나타나면 산후풍의 근본 원인이 냉기 접촉으로 온 것인지, 관절에 무리가 와서 온 것인지, 틀어진 골반과 척추의 문제인지, 자율 신경계의 불균형에 의한 문제 인지를 정확히 진단받고 관리해야 건강한 육아를 할 수 있다. 건강한 산모가 건강하게 육아에 전념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산후풍 자가 진단시 주의해야 할 통증으로는 전신 및 한쪽 몸의 동통이나 어깨·목·등 부위의 당기는 통증, 요통·꼬리뼈 통증, 상지 부위(어깨·팔꿈치·손목 부위) 통증, 무릎·발목 관절 통증, 손발이 저린 증상, 치골·서혜부 통증, 아랫배 통증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월경 이상이나 무기력, 오심 및 구토, 호흡 곤란, 우울감과 불안감, 두통·어지러움, 가슴 두근거림, 건망증, 불면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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