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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대회가 남긴 빚 미래세대 발목 잡는다
2019년 11월 25일(월) 04:50
전남도가 F1(Formula One) 대회 조직위원회를 청산하기로 했다. 지난 2009년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승인을 받아 F1대회 준비·운영·지원 업무를 맡는기구로 설립된 지 딱 10년 만이다. 공식적인 청산 절차는 오는 2022년에 시작되는데 대회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과의 위약금 문제가 마무리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F1조직위는 2015년 대회 미개최에 따른 계약 위반으로 위약금 지불을 요구한 FOM과의 계약 당사자인데, 영국법상 채권소멸시효(6년)를 넘기는 2022년까지 위약금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마무리될 수 있다. 한데 지난 2016년 5월 5차 협상 결렬(FOM 위약금 1150만 달러 요구 → 수용 불가 통보) 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제안이 없는 상태여서, 사실상 위약금 분쟁이 종료됐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공식적인 청산 절차가 진행되면 지난 2009년 F1대회지원법에 따라 설립된 뒤 4년간 F1 대회를 치르며 1902억 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 ‘혈세 먹는 하마’라는 비판을 받았던 대회 주관 기구가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문제는 그동안 F1 대회를 개최하면서 전남도가 발행한 2848억 원의 지방채다. 이중 올해까지 갚은 금액을 제외하고도 내년부터 2029년까지 갚아야할 빚만 해도 1150억 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결국 남해안 일대를 동북아 관광 허브로 개발, 지역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한 ‘영암·해남 관광중심형 기업도시’ 선도사업으로 추진됐던 F1 대회가 오히려 미래 신규 성장동력에 대한 투자를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천억 원이 넘는 F1 대회 빚이 미래 세대의 발목을 잡게 된 셈이다.

F1 대회는 허황된 꿈만 갖고 탁상에서 만든 잘못된 정책의 폐해가 얼마나 큰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사례다. 앞으로 정책 입안자들이 두고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