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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에 발암물질 쉬쉬하고 넘기려 했다니
2019년 11월 22일(금) 04:50
최근 수돗물에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인 나프탈렌이 검출됐으나 광주시는 이를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돗물에 이물질이 섞여 나온 사건은 지난 7~8일 남구 주월·월산동, 서구 화정·염주동 일대에서 발생했다. 당시 주민들은 ‘기름 냄새가 난다’며 신고했고 광주시 상수도사업본부의 검사 결과 철·아연·구리 등 중금속과 함께 미량이지만 발암물질인 나프탈렌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나프탈렌은 국제암연구소가 2002년부터 발암가능 물질로 지정했고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특정수질유해물질로 분류할 정도로 인체에 유해하다. 하지만 광주시는 나프탈렌이 정부가 정한 먹는 물 수질 기준 60개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나프탈렌 검출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끓이지 않는 물은 마시지 말라’고만 공지했다.

광주시는 수돗물 이물질 사고 발생 후부터 19일 비상상황 해제 시까지 총 146회에 걸쳐 검사를 실시했고 이 중 13회에서 ℓ당 3~4㎍(100만분의 1g)의 나프탈렌이 검출됐다. 비록 미량이라고는 하지만 발암 가능 물질이 검출됐는데도 알리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사고 발생 후 광주시가 자청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이 수돗물 이물질의 정체와 인체 유해성 여부를 물었는데도 적극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은폐 의심을 살 만하다.

한편 수돗물 이물질 사고가 주변 공사장의 진동으로 인해 노후 상수도관의 코팅막이 떨어져 나오면서 발생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노후 상수도관 교체 등 근본 대책 마련이 절실하게 됐다. 20년 이상 된 광주의 노후 상수도관은 전체의 20%나 되고 도시철도 2호선 공사 구간과 겹치는 노후 상수도관도 60㎞나 돼 신속한 교체가 필요하다.

광주시가 내놓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물 공급 과정에 대한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스마트관망 관리시스템’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광주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시민들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는 행정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