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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환 전 전남도립대 외래교수] 거리 정치가 남긴 메시지
2019년 11월 20일(수) 04:50
21세기 세계 각국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이념을 초월하여 무한 경쟁을 펼치며 미래 먹거리 산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런 중에 4대 강국들도 우리나라를 옥죄고 있다. 일본 정부는 침략에 대한 진실한 사과 없이 1965년 한일협정만을 내세워 한일 무역 갈등을 유발하고 있고, 미국의 주한 미군 주둔 부담금 인상 요구와 중국·러시아의 영해 침범 도발 등으로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이런 판국에 길거리에서 광장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대집회가 이어졌다. 한쪽은 공수처와 선거법, 검찰 개혁. 언론 개혁을 그리고 다른 쪽은 조국 사퇴와 대통령 퇴진 등을 내세웠지만 두 집회의 최고 이슈는 조국 전 장관 거취 문제였다. 장관 한 명의 임명이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듯 길거리에서 국민간 대결이 계속되었다. 그런가 하면 국회에서는 의원들이 패스트 트랙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펼쳤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무엇을, 누구를 위해 이런 싸움을 하는가? 우리는 자문자답해 봐야 한다. 사실 두 집회는 국민 여론의 ‘양자 분열’로 상대편에 대한 ‘공격적인 의사 표시’였다. 그래서 소위 ‘거리 정치’의 집회가 이뤄졌고 공간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참여자의 수로 세력을 과시했다. 이는 그들 나름의 민심을 표출하는 행동 방식이다.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라 있는 법안은 검찰 개혁(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과 선거제도 개혁(만 18세 선거권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 핵심이다. 두 가지 입법 성사는 현 정부의 숙명적 과제다. 이의 성공 여부는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실패하면 촛불을 든 국민의 열망과 명분을 다 잃게 되기 때문이다.

지금도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가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 법을 어겼으면 당연히 철저히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10년 전 삼성 X파일, 2014년 세월호, 그후 장자연·김학의 사건 등에서 이처럼 많은 검사가 투입돼 수사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던가? 이는 검찰의 자의적 무소불위의 슈퍼 파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6공화국 시절부터 검찰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온 까닭이다.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법무부 수장의 부재가 길어지면서 강력하게 추진되던 검찰 개혁이, 검찰의 반발에 부딪혀 용두사미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두 달여 동안 이어온 ‘거리 정치’가 단순한 진보와 보수의 싸움,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의 대결로 끝난다면 전 국민이 보여준 에너지, 열정과 외침들이 아무 성과 없는 그들만의 집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집회가 남긴 핵심 메시지가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그리고 결과의 정의에 있음을 볼 때 국가 중추 권력 기관인 국회·법원의 개혁도 동시에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정의롭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전환점이 돼야 한다. 아울러 반칙과 불법, 편법이 없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도록 국가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한 재점검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