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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내 광주 남구청장] 쉽게 얻는 것은 없다
2019년 11월 12일(화) 04:50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고, 자신에게 실망하는 순간 자괴감에 빠져든다.

‘내가 하는 일이 다 그렇지’, ‘내 주제에 무슨’이라며 읊조리지만 마음은 이미 상처뿐이고 영혼까지 시퍼렇게 멍이 든다.

이럴 때마다 그동안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공감을 하게 되는 표현이 떠오른다. “피할 수 없으면 고통을 즐겨라.” 본능적으로 고통을 즐기는 건 쉽지 않다. 힘들고 괴롭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다. 그런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우리가 자괴감을 느끼는 원인은 성취라는 것을 얻지 못해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고통이 없으면 성취감도 없고, 작은 성취감이라도 느끼려면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고통을 즐기는 이들이 더러 있나 보다. 물론 범상치 않다. 산소통 없이 에베레스트를 등정하려는 등산가, 푸른 바다 더 깊은 곳으로 더 오래 내려가고자 하는 프리 다이버처럼 이들은 극한의 고통과 싸운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 맞서 싸우는 이유는 한결같다. 자신을 이겨 내고, 온갖 고통을 감내하며 마지막 목표점에 도달했을 때의 성취감과 희열 때문이라고 한다.

여러분은 자신을 향해 조여 오는 시련과 고통을 즐길 준비가 돼 있는가? 의도치 않게 고통스런 상황이 연거푸 되풀이 된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개개인의 생각과 자세에 따라 차이도 존재한다.

잠깐의 즐거움 뒤에는 견줄 수 없을 만큼의 힘겨움이 있고, 대다수는 고된 아픔이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서 쉬운 길을 걸으려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산소통 없이 히말라야 14개 봉을 오른 고(故) 김창호 대장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겠는가. 분명한 건 숙련된 이들은 고통마저도 성스러운 기쁨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반면,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들은 스스로가 무모한 도전이라고 치부한다. 더 이상 고통스런 상황을 만들려고도 하지 않는다. 마치 누군가가 ‘너의 길은 항상 이거야’라고 정해 놓은 것처럼 말이다.

“마음을 다시 가다듬자.” 우리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다. 타인이 알려준 순탄한 길, 걷지 않으련다.

다행히도 우리 남구청에는 고생 끝에 삶의 행복을 찾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해 나가는 과정에서 그들의 정신과 육체가 피폐해질지언정, 훗날 더 많은 혜택을 누릴 22만 주민들이 있기에 사업 추진의 성취감을 맛보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인적이 뜸한 곳에는 이렇다 할 길이 없다. 누군가 수시로 찾아와야만 흔적이 남는다. 남들이 쉽게 걷지 않는 그 길 위에, 살을 비비며 숨결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집을 짓고 싶다.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겠다.

자신에 대한 존재 이유와 가치를 높일 수만 있다면 자괴감 따위에 빠져서 흐느적거릴 일도 없을 테니 말이다.

고통을 즐기는 방법을 통해 비로소 내가 있어야 할 곳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