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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주장 전두환, 골프 라운딩…“재판 불출석 허가 취소하라”
■오늘 광주지법 8번째 재판
전씨측 헬기 조종사 5명 증인 요구
재판부 결단따라 불출석 취소 가능성
1년 넘긴 ‘느림보 재판’도 질타 쏟아져
“특혜·예우 없애야” 분노 목소리 확산
2019년 11월 11일(월) 04:50
전두환씨가 지인들과 함께 골프를 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서대문구 구의원인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 측이 촬영한 영상으로 전씨가 지인들과 함께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라운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고(故) 조비오 신부의 ‘5·18 헬기 사격’ 증언을 비판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에 불출석허가신청서를 제출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바 있다. <정의당 제공>
11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장동혁 부장판사(형사8단독) 심리로 열리는 전두환(88)씨 8번째 재판에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씨가 최근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즐기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법정 불출석 허가, 1년 넘게 이어 지는 ‘느림보 재판’ 등 이른바 전씨에 대한 ‘재판 예우’를 모두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검찰도 이번 재판을 통해 전씨에 대한 불출석 허가취소 등 관련 의견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부의 결단에 따라 전씨가 다시 광주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광주지법과 광주지검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전씨에 대한 7번째 사자명예훼손 증인신문이 열린다. 전씨측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재판의 쟁점인 1980년 5월 광주 상공에서의 헬기 사격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필요하다며, 당시 군 지휘관 3명과 헬기 부조종사 2명 등 5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들 중 손모(당시 61항공단장)씨는 재판부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나머지 4명은 불출석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전씨측은 헬기 사격에 대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당사자인 헬기조종사들이 반드시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처벌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 진술을 신뢰하기 어려운 점, 5명 중 4명은 1995년 검찰조사를 이미 받은 점 등을 들어 이들이 법정에 서더라도 진술을 신뢰하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재판에선 증인신문과는 별개로 전씨의 불출석 재판 등에 대한 의견들도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지난 3월 11일 광주법정에 처음 출석한 이후 변호인을 통해 “고령으로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등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원거리 이동도 어렵다”며 불출석 허가 신청서를 냈고, 재판부로부터 선고 전까지 불출석 허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전씨가 최근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라운딩을 하는 모습이 공개된 이후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는 불출석 사유가 설득력을 잃으면서 불출석 허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재판부가 이미 선고 전까지 불출석 허가를 내린 상태인데다 재판일정도 막바지라는 점에서 불출석 허가를 번복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과 함께 검찰이 관련 의견을 표명할 경우 허가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게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으나, 공판검사가 (11일)법정에서 그 부분(불출석 허가 등) 의견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느림보 재판’을 질타하는 여론이 거세지면서 재판부의 향후 재판 흐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씨는 지난해 5월 불구속기소된 이후 1년여간 수차례 출석을 거부하고, 법원이 강제 구인장을 발부한 이후에야 재판정에 겨우 출석하는 등 전형적인 ‘재판 끌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지역 법조계에선 “일반 피고인이라면 이 같은 편의(불출석 허가)가 가능하겠느냐”라면서 “아무리 전직 대통령이라고 해도 형평성에 어긋난다. 공정사회를 가로막는 특혜로 보일 수 있다”는 의견 등을 내놨다.

이 같은 여론을 반영하듯 지난달 열린 광주지·고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도 전씨의 ‘느림보 재판’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국감 의원들은 “이미 5·18 당시 헬기사격에 대한 목격 증언과 각종 기록·자료들이 넘쳐나고 있는 데도 전씨를 지나치게 예우하다 보니, 재판이 1년 넘게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며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한편 전씨는 자신이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며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