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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 유진 B. 슬레지 지음
2019년 11월 08일(금) 04:50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 펠렐리우섬과 오키나와섬에서 벌어진 치열한 전투를 기록한 ‘태평양 전쟁’(1981)이 출간됐다.

태평양 전쟁은 1941년 12월 8일 일본의 진주만 공격부터 1945년 8월 일본의 패망까지 동남아시아·태평양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벌어진 일본군과 연합군 간의 전쟁이다.

책은 펠렐리우 전투(1944)와 오키나와 전투(1945)를 다루고 있다. 두 전투에 미군 해병대 병사로 참전했던 저자 유진 B. 슬레지는 이 책을 통해 아열대 섬의 진창에서 벌어진 전쟁의 참혹하고 야만적인 실상을 담아냈다. 이 책은 미국 케이블 방송 에이치비오(HBO)의 미니시리즈 ‘퍼시픽’의 원작이기도 하다.

저자는 태평양 전장에서 박격포병(제1해병사단 5연대 3대대 K중대)으로 참전해 전쟁이 끝날 때까지 살아남은 소수의 해병대원 중 한 명이다. 그는 입대 전까지만 해도 전투현장에 투입되기도 전에 전쟁이 끝나버릴까 봐 조바심을 내던 패기만만한 청년이었다. 하지만 펠렐리우 상륙 작전 첫날 빗발치는 총탄과 포성의 쇳소리와 함께 전쟁에 대한 환상은 무참히 깨지고 만다. 저자는 당시 전투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내용을 성경책 여백에 상세하게 기록하기 시작했고, 36년 전 기록했던 메모를 토대로 이 책을 집필했다.

책에는 저자의 눈에 비친 전쟁의 참상과 죽음의 문턱에서 문명과 야만의 경계를 오가는 군인들의 모습이 묘사돼 있다. ‘죽음의 냄새는 내 코 안에 늘 가득 차 있었다’, ‘어쩌면 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전쟁은 그 자체로 미친 짓이다’ 등 책에 등장하는 독백과도 같은 문장들은 전쟁의 참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열린책들·2만5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