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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폐관 속출 ‘작은 도서관’ 이제는 질적 성장으로
2019년 10월 23일(수) 04:50
우리 국회는 매년 정기 국회 회기 중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국정 감사라는 강력한 행정부·사법부 통제 권한을 행사한다. 이에 따라 지난 2일부터 21일까지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 감사가 실시되었다.

국정 감사에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지만 올해 역시 여야간 공방이 격화되면서 의원들간 욕설과 고성 반말이 난무 했다. 자료를 찢고 던져 버리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들도 비일비재했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국민들은 평소에 관심이 있거나 접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언론을 통해서 많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평생 도서관쟁이인 필자에게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 감사에서 지적한 작은 도서관에 대한 자료가 눈에 띄었다. 그에 의하면 작은 도서관 수는 해마다 증가하여 광주 415곳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6786곳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는 413곳이 개관하고 468곳이 휴·폐관 했다. 환산한다면 55곳이 줄어든 셈이다. 휴·폐관 도서관의 대부분은 사립이다. 이는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공립 작은 도서관보다 사립 작은 도서관이 운영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최근 작은 도서관 운영 실태 조사에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42.6%를 차지했다. 그동안 양적인 부분에만 치중하여 정책을 펼쳐 온 결과 질적 향상이 부족했다는 결과다. 도서관에 상주하여 도서를 관리할 상근 운영자가 없는 곳도 40%에 달한다. 가장 기본적인 부분조차 부족한 것이다. 순회 사서 제도를 운영하여 지원을 하고 있다지만 인원이 너무 적어 이 역시 원론적인 대책이 되지 않는다.

내년도 작은 도서관 예산은 46억 원 정도가 편성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관련 정책이 예산과 인력 지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보완해주지 않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걸어서 10분 거리’라는 슬로건 하에 마을 안에 위치한 작은 도서관은 도보로 이용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으므로 독서 문화 활동뿐만 아니라 평생 학습 활동 등 마을 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하는 생활 밀착형 복합 문화 공간이자 지역 공동체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

독서량이 많기로 소문난 스웨덴 국민들은 1년에 한 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이 85.7%다. 이에 반해 우리는 74.4%로 OECD국가 중 꼴찌다. 스웨덴에서는 어린 시절 때부터 책과 가까이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학교 과제도 동네 작은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하는 교육 환경이다. 더 크게 접근해야 하는 교육적인 차이는 접어두고 우리도 지금보다 조금 더 책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 분위기가 형성되면 국민 독서율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광주시에서는 향후 3년간 복합 문화 공간(작은 도서관 포함) 16개를 세운다고 한다. 작은 도서관이 많이 설치됨으로써 주민들의 접근성이 용이해 진다면 성장할 수 있는 기본 조건들은 갖춰져 가는 셈이다.

따라서 이에 국한하지 말고 해당 사업이 진행될 때에는 양적인 부분보다 질적인 부분에 더 신경을 써서 확실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향후 정책의 경과에도 도움이 될뿐더러 높은 효율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의원들은 작은 도서관 문제를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부각시켜 피감 기관을 호통 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는 수단으로만 이용해서는 안된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작은 도서관의 체계적인 운영 모델 개발과 더불어 인력 및 예산 등 근본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정보와 문화 욕구 충족에 메말라하는 지역 주민들이 가고 싶은 작은 도서관, 머무르고 싶은 작은 도서관이 될 것이다.



/심명섭 (재)도서관문화진흥원 광산구 순회 사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