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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임택 광주 동구청장] 아이들이 행복한 ‘아동 친화 도시’를 꿈꾸며
2019년 10월 21일(월) 04:50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 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지금을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개그 코너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노래로 기억되겠지만, 필자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다. 어릴 적 아침에 눈뜨면 마을 앞 공터에 모여 동무들과 함께 뛰놀던 그 시절. 고무줄, 깡통, 돌멩이 하나만 있어도 얼마든지 놀이가 가능했던 그 시절이 마냥 그립기만 하다.

우리나라 아동의 삶은 과거에 비해 물질적으로는 풍족해졌으나, 가족·친구와 보내는 정서적 교감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졌다. 이러한 시간·관계 결핍으로 인한 낮은 행복감은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아동 실태조사에 의하면, 아동 삶의 만족도는 6.57점으로 여전히 OECD국가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동·청소년의 행복도는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낮았고, 가구 형태별로는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이 양부모 가정보다 낮게 나타났다. 아동을 훈육과 양육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권리의 주체’로 인식하지 못해 아동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아동 관련 정책, 의사결정 과정 내에 아동의 입장에서 의견을 청취하거나 반영하는 절차가 미흡할 뿐만 아니라 아동의 참여권 제한 등 생활 공간 내에서 기본적인 권리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지금의 아동들이 언젠가는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미래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기성세대들이 당장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일까. 더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 아동들이 건강하고 밝은 미래를 일굴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한 첫 번째 단추로 광주 동구는 지난 4월 유니세프(UNICEF)로부터 ‘아동 친화 도시’ 인증을 받았다. 아동 친화 도시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준수함으로써 불평등과 차별을 없애고 18세 미만 모든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지역 사회를 말한다.

동구는 이번 유니세프 인증으로 아동 친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에 ‘동구형 아동 친화 도시 4개년 종합 계획’을 수립했다. 동구형 아동 친화 도시는 아이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면, 어른들 역시 행복하고 이는 지역 사회 전체가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구형 아동 친화 도시는 크게 생활 환경, 안전, 교육 환경, 보건·복지, 놀이권 보장을 위한 도시 공간 조성 등 5대 목표를 정했다.

먼저 생활 환경 분야는 거주 공간의 아동 친화형 눈높이 설계,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은 자연 친화적 공간의 조성과 설계에 목적을 두었다. 안전 분야는 ‘내가 만든 놀이터’, 움직이는 신호등으로 어린이 보행 환경 개선을 추구하고, 교육 환경 분야는 ‘인문 도시 동구에서 키운 내 꿈’, ‘재능 꿈나무 지원’, 아동·청소년 참여위원회 지원을 통한 참여권 보장을 목표로 한다. 보건·복지 분야는 모든 계층이 체감하는 보편적 복지로 아동의 발달 단계에 맞는 건강 지원 강화를, 마지막으로 놀이권 보장을 위한 도시 공간 분야로 동구형 아동 행복센터 건립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제 동구는 동구형 아동 친화 도시 종합 계획을 밑바탕으로 예산 확보 등 세부 실행 계획을 내실 있게 추진할 일만 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만큼 그 사회의 정신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은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는 우리 모두가 지역 사회 아동을 내 자녀로 인식하고 양육하려는 시각을 가질 때 비로소 ‘아동 친화 도시’로 가는 발판을 다질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

아이들이 놀고 싶을 때 놀고,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는 세상, 가족과 함께 화목한 저녁을 보낼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동구형 아동 친화 도시 조성에 지역민들의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