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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진압 거부 경찰’ 명예 회복도 서둘러야
2019년 10월 15일(화) 04:50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강경 진압 지시를 거부해 파면당한 고(故) 이준규 전 목포경찰서장이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 안병하 전 전남경찰국장에 이어 두 번째 명예 회복이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2단독 임효미 부장판사는 포고령 위반 등 혐의로 1980년 8월 전교사 계엄보통군법회의에서 선고유예 처분을 받은 이 서장에 대한 재심을 엊그제 열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서장의 행위가 헌정 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볼 수 있어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서장은 1980년 5월 21일 안병하 국장의 명령에 따라 ‘시위대를 향해 발포하지 말 것’을 지시하고, 같은 날 밤 9시께 경찰서 내 총기를 배에 실어 고하도로 옮겼다. 그는 이 일로 파면된 뒤 보안사령부에 끌려가 90일간 구금·고문당한 끝에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7월 이 전 서장을 5·18 유공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5·18 직후 같은 이유로 고초를 겪은 경찰 수십 명이 지금까지도 명예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국보위가 작성한 ‘광주사태와 관련된 경찰관 조치’에 따르면 문책 대상으로 안 국장과 이 서장 외에도 안수택 전남청 작전과장, 양성우 전남청 경무과장. 김상윤 나주서장, 김희순 영암서장 등 간부 9명이 있다. 또 5·18 직후 직위 해제·파면·의원 면직을 당한 총경급 이상 간부는 13명, 감봉 등 징계를 당한 직원은 64명에 이른다.

그런데도 경찰은 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당시 징계조차 취소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부와 경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려다 고난을 당한 경찰들을 하루빨리 전수 조사해 명예를 회복시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