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홀미팅에서 역량 부족 드러낸 광주·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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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홀미팅에서 역량 부족 드러낸 광주·전남
2025년 06월 27일(금) 00:00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은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행사였다. 국내에선 드문 집단 토론 방식을 통해 현장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이재명식 소통’ 행보였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광주·전남에서 타운홀 미팅을 갖게 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지역민에 대한 사랑이자 배려다.

하지만 광주시와 전남도 등 지방정부는 미흡한 준비로 역량 부족을 드러낸 자리이기도 했다.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던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송곳 질문에 지역 단체장들은 장황한 설명으로 대응해 ‘당위적인 설명은 그만하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으라’는 대통령의 지적을 수차례 받아야 했다. 생중계 된 130분 동안 유튜브 시청자들은 댓글로 광주시장, 전남지사 ‘너무 답답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지방정부의 미흡한 준비는 대통령이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에 대한 해법을 제시한 후 ‘호남의 발전 방안을 위해 준비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지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관련 지원을 요청하면서 국가산단 조성 등 인프라 투자만 요구했다. 보다 못한 대통령이 “국가산단을 지정해서 택지를 공장용지로 개발하기만 하면 분양이 돼서 기업이 오느냐. 만약 안 오면 물리게 되는 막대한 개발비는 어떻게 할 것인가. 너무 낙관적인 것 아닌가”라고 물을 정도였다.

“정부가 뭘 해주면 되느냐” “실효적 조치를 얘기해달라”며 구체적인 전략과 지원 요구 사항을 거듭 주문했지만 주목할만한 주문이 없자 “제가 기대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다”는 대목에선 얼굴이 뜨거울 정도였다.

광주·전남의 타운홀 미팅은 해묵은 과제인 광주 군공항 해법을 찾았다는 성과가 있었지만 지방정부의 미흡한 준비와 역량 부족을 드러낸 자리였다는 비판을 받을만 했다. 구체성이 결여된 건의로 지역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공감과 지원을 끌어낼 기회를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첫 타운홀 미팅이라 타 시도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변명은 말이 안된다. 지방정부를 이끄는 수장이라면 평소 행정을 꿰고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요구는 구체적이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 당위성과 명분도 좋지만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마련해 정부 실무자를 설득해야 할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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