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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원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최우수상 영암 이문자 씨]예순 넘어 깨우친 한글로 써내려간 그리움
남편 지원으로 3월부터 한글 배우기 시작...지난 5월 안타까운 사별
전남지역 문해학습자 6명 입상...전남도청서 17일까지 시화전
2019년 09월 04일(수) 04:50






‘…쪼그만 더 살다 가시제 인자 숙제는 누가 봐줄까요 틀린 글자는 누가 봐줄까요 텔레비 보다가 몰른 글자는 누가 봐줄까요….’

국가평생교육원이 주관한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영암군 문해교실 이문자(여·65)씨의 작품 ‘헤어진 연습도 업시 가븐 당신깨’의 일부다.

이씨는 지난 3월부터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 3살 어린 여동생과 함께 문해교실을 다녔다.

영암군 서호면에 사는 이씨는 30분간 버스를 타고 영암읍까지 나와야 겨우 수업을 들을 수 있었지만 결석은 하지 않았다. 문해교실에서 한글을 배우는 것은 이씨의 유일한 낙이었다.

남편도 늦깎이 학생인 이씨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남편은 이씨의 숙제도 봐주고 틀린 글자도 손수 고쳐줬다.

하지만 수업을 받은지 2개월 만인 지난 5월 이씨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겼다. 자신을 가장 응원해주던 남편과 사별한 것이다.

이씨는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 주던 남편은 매일 숙제도 봐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며“지난 6월 보고 싶은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을 글과 그림으로 애잔하게 표현해 잔잔한 감동을 줬다.

전남평생교육진흥원(원장 오주승)은 이씨를 비롯해 늦은 나이에 한글을 배운 늦깎이 문해 학습자들이 출품한 시화 64점을 우수작으로 선정해 ‘마음을 쓰고 세상을 만나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다.

우수작 시상은 다음달 11일 열리는 ‘제2회 전라남도 평생학습박람회’에서 이뤄진다.

시화집에는 그동안 글을 몰라 겪은 일상의 서러움과 공부의 중요성, 앞으로의 희망 등 여러 사연들이 서툴지만 진솔하게 담겼다.

전남평생교육진흥원은 또 문해교육에 대한 도민들의 의식 확산과 학습자들의 학습 성과 격려를 위해 성인문해 시화전을 오는 17일까지 보름간 전남도청 윤선도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시화전은 ‘대한민국 문해의 달’인 9월을 맞아 열린다.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선 이씨 외에도 완도 섬사랑평생교육원 문해교실 문용단(73)씨가 ‘쪼개 거시기 해’로 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전남지역 문해학습자 6명이 입상했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