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은펜칼럼-심상돈 동아병원 원장] 광주의 유산, 2019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19년 07월 31일(수) 04:50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지난 28일 마지막 경기인 여자 400m 혼계영에서 미국팀의 새로운 세계 신기록으로 그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에는 194개국 2563명의 선수가 경영,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수영, 오픈 워터 수영, 하이다이빙 등 여섯 개 종목에 출전해 이 더운 여름 한복판에서 광주를 더 뜨겁게 달궜다. 북한의 불참이 아쉽지만 하지만 역대 가장 많은 국가가 참여하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FINA World Championships)는 1973년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경영, 다이빙, 수구, 아티스틱 수영 네 가지 종목으로 시작하였고, 이후 1991년에 오픈 워터 수영이, 2013년에 하이다이빙이 추가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번 광주 대회는 2013년 7월 1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수영연맹(FINA) 집행위원회의에서 광주가 18번째 개최 도시로 최종 확정되어 그 준비를 시작하였다. 국제수영연맹에 제출한 공문서에 국무총리와 문체부 장관의 사인을 대필하는 사건으로 조직위원회의 공신력이 국가 안팎으로 떨어지는 등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많은 광주시민의 자원봉사와 참여로 대회는 큰 무리 없이 잘 치러냈다. 대회 막판에 선수촌 밖에서 발생한 사고로 다친 선수들이 마음을 아프게 하였다.

대한민국 최초 여자 수구 대표팀은 지난달 2일부터 한 달 동안 합숙 훈련을 하고 ‘1골 성공’의 소박한 목표로 시작해 무려(?) 6골을 성공시켰다. 물론 결과는 16개 국가 중 16등이지만 희망의 싹을 틔웠다. 남자 수구는 마지막 경기에서 뉴질랜드를 이겨 첫 승과 함께 상대국을 꼴지로 밀어냈다. 종목의 특성상 어깨, 허리의 만성적인 통증과 하체부의 타박상, 손가락, 손목 관절의 부상, 오희지 골키퍼의 코뼈 부상 등이 있었다.

결선 진출이라는 목표로 출전한 아티스틱 수영은 팀 프리 콤비네이션 종목에서 결선에 올랐다. 눈을 뜨고 하는 장시간의 잠영으로 눈과 귀에 만성적인 부상이 있었고 기계 체조 같은 수영 동작으로 물과의 충격으로 인한 타박상이 선수들을 괴롭혔다. 다이빙에서는 김수지 선수가 1m 스프링보드 종목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우하람 선수는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오픈 워터 경기는 준비되지 않은 수영 모자로 웃지 못할 촌극이 있었지만, 최초로 팀을 구성해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하였다. 경영에서는 5개의 한국 신기록을 만들어 냈다. 박태환이라는 선수가 우리에게 수영을 알게 해준 이후 이번 대회는 월드컵 축구 만큼이나 짜릿한 수구, 하이다이빙이라는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잘하고 못함은 서로 상대적인 의미의 공존으로 그 가치가 인정되지만, 열심히 최선을 다함은 그 자체로 가치를 부여받는다. 이전의 나를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국가 대표팀 모두에게 마음 깊은 찬사를 보낸다.

역대 최다 82명의 선수로 구성된 대한민국 국가 대표팀의 의료진으로 이번 대회를 함께 하였다. 대한수영연맹의 내부 문제로 선수, 코치진과 인사가 늦어져 선수촌에서 첫 인사를 하였고 서로에 대한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선수와 팀 의료진 간의 관계를 만들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팀 의료진의 복장, 숙박과 이동에 필요한 경비, 의약품에 대한 지원도 거의 없었다. 의료진은 경기장 내에서 팀의 중요한 일원이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고, 누구도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고, 누구도 시간과 자원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한편으로 선수와 지도자들은 절실히 원한다는 대명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처럼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도시 광주로부터 인류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널리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2002년 월드컵, 2015년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이어 이번 세계수영선수권 대회 개최 경험이 광주의 또 하나의 유산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