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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공습 대책없는 광주 상한제·원가공개 없인 뛰는 분양가 못 잡는다
건설사 자율 결정 연일 최고가
3.3㎡당 2375만원 아파트 등장
광주 상승률 전국서 가장 높아
주택법 개정前 보증 규제 필요
2019년 06월 25일(화) 04:50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는 데도 지방자치단체는 멀뚱히 지켜보고 있었다. ‘권한이 없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너무한다 싶었던지 광주 서구는 “분양시장 안정화를 위해 분양가를 재검토해 달라”고 건설사에 협조 요청이라도 했다. 반면, 남구는 건설사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해줬다. 남구 관계자는 “권고(재검토 요청) 안 한다. 분양가 통보하면 바로 공고해준다”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이 꿈인 서민들에게는 분통 터질 답변이다.

이 때문인지 광주지역 아파트 분양가 최고가는 한 달 새 3번이나 경신됐다. 분양가 고공행진은 5월24일 서구 화정동 ‘화정 아이파크’로 시작됐다. 광주 평균 분양가가 3.3㎡당 1160만원인데, 이 아파트는 3.3㎡당 무려 472만원이 높은 1632만원에 공급했다. 일주일 뒤 5월 말에는 인근 농성동 ‘빌리브 트레비체’가 3.3㎡당 2367만원에 분양했고, 3주 뒤 지난 21일에는 남구 봉선동 ‘남양휴튼 엠브이지’가 이보다 높은 2375만원에 내놨다.

2017년말 기준 광주의 1인당 총소득(GNI)은 2637만5000원이다. 광주시민이 이 아파트(40평)를 분양받으려면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은 채 꼬박 36년 간 모아야 가능하다는 결론이다.

왜 이렇게 됐을까?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 폐지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법은 단호했다. 현재 공공택지에만 적용되는 분양가상한제를 민간택지로 확대·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도입되면 분양원가를 공개해야 하고, 분양원가 제대로 산정됐는지 검증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동안 분양가상한제는 정권의 입맛에 따라 오락가락했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아파트)을 분양할 때 택지비(땅값)와 정부가 정한 건축비(기본형 건축비+건축비 가산)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태 분양가를 산정한다. 산정된 분양가 이하로 가격을 정하도록 하고 있다. 한마디로 분양가를 땅값과 건축비 이하로 억제하는 제도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원가공개는 지난 2007년 참여정부에서 도입됐지만, 2014년말 박근혜정부가 폐지했다. 이후 모든 민간아파트는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치권에서는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공공부문 원가공개 확대로 공공아파트의 분양가 책정이 투명해지고 거품 차단도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민간 확대와 과거치 원가 공개, 설계내역 및 원하도급내역도 함께 공개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등 세가지 처방과 함께 보유세 강화, 공시가격 정상화, 공공임대 대폭 확대 등을 동시에 추진할때 부동산 광풍이 잡히고 집 없는 서민이 내집 마련의 꿈을 다시 꿀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양가상한제 도입은 주택법이 개정돼야 한다. 국회가 공전하고 있는 까닭에 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당장 해야 할 대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올리는 건설사에게는 보증을 서 주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HUG의 보증 없이는 아파트 건설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5월말 기준 3.3㎡당 1160만원이다. 전달(1093만원)보다 67만원 오르며 1100만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말 959만원보다는 무려 20.9% 상승했다. 전국 최고 상승률로, 서울(12.5%)보다 무려 8.4%포인트 높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가가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는 데도 광주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광주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이 광주 아파트 분양가를 단시간에 비정상으로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면서 “제도적으로 분양가상한제 도입이 절실하고, 단기적으로는 HUG의 보증 관리를 통해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끝>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