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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일본, 노인 교통사고 ‘골머리’
면허반납 독려·인지검사 강화
80세 이상 26% 여전히 운전
고령 운전자 대형사고 잇따라
2019년 06월 06일(목) 04:50
4일 일본 후쿠오카시에서 80대 남성 A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일으킨 사고 현장. 이 사고로 A씨와 그의 차량에 동승한 70대 여성이 숨졌고 7명이 부상했다. /연합뉴스
초고령사회인 일본이 고령자들이 내는 교통사고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령자들을 상대로 면허 반납을 독려하고 재발급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안전장비를 도입하는 등의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오사카 등지에서 고령 운전자들이 잇따라 대형 교통사고를 냈다.

3일 오사카(大阪)에서는 80세 고령자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주차장에서 인도를 향해 급발진해 모녀 등 4명이 부상했고, 4일에는 후쿠오카(福岡)시에서 80대 남성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다른 차량들과 충돌해 2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9일에는 도쿄(東京) 이케부쿠로(池袋)에서 87세 남성 C씨가 몸이 불편한 상황인데도 운전을 하다가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을 덮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는 무고한 모녀의 생명을 앗아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고령자들이 내는 대형 교통사고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 중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사고의 비율은 13.5%로 10년 전의 7.4%에서 크게 늘었다. 이런 비율은 2017년 12.9%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구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데 따른 결과다. 75세 이상 운전면허 보유자의 수는 2007년 283만명에서 2017년 540만명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고령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자 일본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75세 이상 운전자에 대한 인지기능검사를 강화했다.

면허 갱신 때나 신호 무시 등으로 인한 법 위반시 판단력과 기억력을 측정하는 검사를 받도록 한 것이다.

검사에서 ‘치매 우려’ 판정을 받으면 의사의 진단을 받아야 하며 치매로 진단받으면 면허가 취소 혹은 정지된다. 이런 절차에 따라 작년 한해 동안 5만4천786명의 고령자가 ‘치매 우려’ 판정을 받았다.

이와 함께 고령자가 스스로 면허를 반납하도록 독려하는 한편,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자동 브레이크 기능 등을 갖춘 ‘안전운전 지원 차량’만 운전할 수 있게 하거나 운전 지역과 시간을 제한하는 운전면허를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신체적인 문제로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한 노인들의 특성상 여전히 많은 고령자들이 스스로 운전을 하고 있다. 최근 내각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80세 이상 연령대의 26.4%가 외출시 자동차를 운전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고령 운전자에 의한 사고가 잇따르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지난달 21일 관계 부처에 ▲ 자동 브레이크 등 새로운 안전 기술의 개발과 보급 ▲ 면허반납 고령자에 대한 이동수단 확보 등의 대책 마련을 지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