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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은 희 수필가]아! 5·18, 빛고을이여-‘5·18 창작 오라토리오 빛고을’을 보고
2019년 06월 05일(수) 09:28
 “나 전라남도 광주 baby” “모두 다 눌러라 062-518”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자신들의 노래 ‘마 시티(Ma City)’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언급하자 국외 팬들이 가사의 의미를 번역하면서 5·18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이제는 5·18 민주화운동이 광주를 대표하는 정신으로 세계를 향한 큰 울림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5·18 민주화운동 39주기를 맞이해 뜻 깊은 작품이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 무대에서 펼쳐졌다. 이 지역이 낳은 위대한 시인 문병란의 시에 광주의 자랑, 김성훈 작곡가가 곡을 쓴 ‘5·18 창작 오라토리오 빛고을’이 공연된 것이다.

 “해와 달이 빛나는 의혈의 고장 빛고을, 5월의 풀뿌리 꽃넋들 누워 민주의 제단에 횃불로 타오른다.”

 장엄한 합창이 끝나고 꽃넋이 일어나 노래를 한다. 이유도 모른 채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소년은 어머니를 부르고, 그날만은 열렬한 광주의 시민이 되었다는 구두닦이는 처음으로 조국을 부른다.

 “오, 살아있는 형제여, 누이들이여, 벗들이여!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그대들 살아있는 사람을 위하여 울어다오.”

 누가 누구를 위로하는 것인가. 죽은 자가 오히려 산 자를 위로한다. 그들의 위로에, 전라도 뻐꾸기는 핏빛 울음을 삼키며 하나둘씩 울어대더니 이윽고 온 천지를 진동시켰다. 마치 5·18 민주 정신이 하나둘씩 울려 퍼져 결국, 온 세계에 울려 퍼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들의 넋은 위대한 부활의 노래를 부른다. 태산 같은 슬픔이 가슴을 짓누르는 데, 강물 같은 눈물이 두 눈에 넘치는데 아직은 슬퍼할 때가 아니라니. 캄캄한 어둠이 마음을 덮고 온 누리 눈보라 내리치는 밤, 마지막 등불은 꺼져버렸다.

 우리는 어떻게 용서해야 하나.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나. 아직은 용서할 수 없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둠을 딛고 시인은 노래했다. 용서하고 있었다.

 “눈빛 고운 연인들아 닫힌 창을 열어라 가슴을 열어라 세계의 신바람 모두 불러 들여….”

 “칠천만 개의 만세가 하나가 되어 꽃으로 피고 빛과 빛이 모여 새날의 큰 빛이 되는 광주 무등산 밑 빛고을”

 프랑스 시민 혁명이 프랑스의 문화 유산으로, 정신으로 굳건히 자리 잡았듯이 5·18 민주화운동도 광주의 정신을 넘어 대한민국의 문화 유산으로, 정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광주 시민들이 이를 소중히 여기고 계승 발전시켜야겠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어져야 하는 이유이다.

 집에 가는 길, 그들의 눈물처럼 비가 흩뿌리고, 뻐꾸기 울음소리 하나 둘 들리더니 온 천지에 가득 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