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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함께하는 남북 협력과 통일 교육
2019년 05월 31일(금) 00:00
지난주 통일부에서 주관하는 통일교육주간(5월 20일~26일)이 마무리되었다. 국민들로 하여금 평화통일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는 취지로 만들었다니 매우 좋은 발상이 아닌가 싶다. 올해로 벌써 7회째 행사를 마쳤다. 프로그램을 보니 컨퍼런스, 공모전, 체험 학습 등 다채로웠다. 30여 년간 북한과 통일 문제를 다룬 교육자로서 볼 때 이러한 프로그램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한 가지 보완할 점이 있다면 이러한 프로그램의 지방 확산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이 모여 있지만 서울 못지않게 통일 문제에 대한 지방의 관심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19 정상회담을 통해 지방 자치단체가 남북 교류와 협력의 주체로 올라섰다. 그간 지방 자치단체의 남북 교류는 중앙 부처 차원의 부차적인 의미로서 기능하였고 규모와 기간 등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남북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지방 자치단체는 남북 교류와 관련된 예산과 조직을 대폭 확대하였고 다양한 협력 프로젝트를 마련하고 있다.

지방 자치단체의 대북 교류가 체계를 갖추고 실질적으로 남북 관계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체계가 잡히면 향후 남북 관계 발전과 통일 대비의 관점에서 긍정적인 기제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한다면 지방정부를 지지하고 있는 지역민들의 남북 관계, 통일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는 작업은 필요성이 더욱 커 보인다.

우리와 같은 분단을 겪었던 독일은 전형적인 연방제 국가로 지방자치의 역사가 깊다. 통일 이전에도 주정부의 자치가 확고히 보장되었고 자매결연 등 지자체들이 동·서독 교류에 직접 나서기도 하였다. 동독 탈주민들의 수용에 있어서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협력해 나갔고 통일 이후 재원 분담에서도 주정부는 고통을 분담하였다. 이러한 일들은 주정부가 지역 주민들에게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적절하게 설명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정치교육센터’는 연방 센터도 있지만 각 주마다 지역 센터가 있어 지방 특색에 맞는 이슈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활동을 해 왔다. 분단 시기 정치교육센터는 자유 민주주의 이념에 대한 확고한 전파 역할을 하였고 기본권 및 시장경제 등에 대한 교육 홍보 활동도 수행하였다. 통일 이후에는 통일에 따른 통합의 가치를 설파하였고 현재는 올바른 정치 체제와 선거 제도 등에 대한 정보를 주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수년 전 지방 정치교육센터에 가 볼 일이 있었는데 실로 체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놀란 적이 있다. 또 한 가지 특색 있는 통일 교육의 함의는 서독에서 추진된 ‘보이텔스바흐 합의’이다. 냉전이 한창 중인 1970년대 중반 서독의 보수와 진보 진영은 치열한 논의 끝에 이념과 정권에 따라 변하지 않는 정치 교육 지침을 마련하였다. 한번 합의한 원칙은 대체로 지키는 독일의 특성에 따라 이 원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교육은 강제할 수 없으며 토론과 논쟁을 통해 독립적인 관점과 사고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주체적인 인식의 형성을 위해 다양한 가치와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어야만 한다. 어느 한 편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생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합의를 이뤄 나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커다란 시사점이 있다. 특히 통일이라는 민족의 명운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이러한 절차가 더욱 긴요하다고 하겠다.

지방 자치단체는 북한과의 교류 협력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남북 교류에 따른 평화적 효과와 지역경제에의 이득, 나아가 통일 과정에의 기여 등을 지역 주민들에게 잘 설명해 나가야 한다. 특히 정보가 부족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참여형 방식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통일 교육을 담당하는 중앙정부도 그들만의 사업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지방정부와 민간단체와 적극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배가해야 할 것이다.

지방에는 지방정부뿐 아니라 민주평통, 민간단체, 지역 통일관 등 비슷한 역할을 하는 기관들이 산재되어 있다. 이들이 각기 따로 수행하는 통일 교육 프로그램들을 하나로 엮는다면 더 효과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뤄 낼 수 있을 것이다. 내년 통일교육주간은 통일 문제에 대한 범국민적인 사회적 합의의 장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