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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길 조선대 치과병원 치과보존과장] 치료해도 낫지 않는 치아
2019년 05월 23일(목) 00:00
환자들의 상당수가 신경 치료를 여러 차례나 해도 낫지 않고 오히려 불편하다며 병원을 찾아온다.

요즘은 의료 전달 체계가 보편화돼 있어 상급 병원에 올 때는 진료 의뢰서를 지참하고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환자가 개인 병원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대학 병원을 방문한 경우도 더러 있다. 이러한 이유는 장기간 신경 치료 중인데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은데다 오히려 음식을 씹기가 불편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상급 의료 기관으로 보내지는 진료 의뢰서는 환자의 의료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해 합병증 등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진료 의뢰서를 지참한 환자는 이 전에 진료를 받던 치과 의사와 진료에 대해 이해하고 상의했기 때문에 후속 진료가 원활하다.

반면에 진료 의뢰서 없이 일방적으로 내원한 환자는 이전 치료를 맡은 치과 의사를 불신하는 마음이 있고, 후속 진료에 대해서 잘 이해하지 못해 비협조적이며 분쟁이 야기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그동안 치과 대학 병원에 의뢰된 환자 중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은 치아’에 관해 그 원인을 찾아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아무리 신경 치료를 여러 번 해도 잘 낫지 않은 경우는 원인 치아에 대한 진단이 정확히 내려졌는지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치아의 통증이 너무 심하면 환자는 어느 치아가 아픈지 정확한 위치를 분간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위턱에 있는 치아가 아픈데 아래턱에 있는 치아가 아프다고 고집부리는 환자도 가끔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치료하고 있는 치아의 치료 과정에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다른 치아가 아픈 지 의심해보고, 그에 따른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간의 치아 형태는 사람마다 다르며, 그에 따른 치아 내부의 신경관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대학 병원에 의뢰된 환자의 대부분은 신경관의 형태 이상, 신경관이 뿌리 끝에서 분리된 경우, 신경관이 과도한 석회화로 막힌 증상, 신경관이 30도 이상 구부러져 있는 경우이다. 뿐만 아니라 신경 치료 도중에 발견되는 예기치 않은 치아의 미세 균열, 치아에 사용된 기구의 파절 또는 과거 신경 치료한 치아에 통증이 재발해 다시 치료하는 경우는 매우 난이도가 높은 진료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와 판단에 따라 처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 앞서 언급했듯이 진단 중에 치과 의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환자가 느끼는 치아 통증이 사실은 다른 부위가 아픈데 마치 치아가 아픈 것처럼 느끼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상악동염(축농증)으로 농이 찬 경우 압력에 의해 치아가 울리고 아픈 것으로 착각하여 치과를 찾는 경우가 잦다. 뿐만 아니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 주로 발병하는 삼차 신경통은 마치 치아가 아픈 것으로 오인할 수 있어 치과를 전전해 다니면서 여러 개 치아에 신경 치료를 받은 경우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증상이 애매한 경우는 스스로 판단하지 말고 구강 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치과 치료에 현미경이 도입되면서 고도의 정밀한 진단 및 치료가 가능하게 되었다. 현미경의 밝은 조명과 확대상 및 영상 장비를 이용하여 치료해도 잘 낫지 않은 치아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사진 촬영하거나 녹화하여 환자나 의뢰한 치과 의사에게 설명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면 어렵지 않게 통증을 없앨 수 있다. 만약 형태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아픈 원인을 찾아 다시 신경 치료를 해도 계속 불편한 경우에는 현미경을 이용한 수술적인 방법을 통해 해결이 가능한 만큼 현미경을 갖춘 치과 보존과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